'글로벌 경영' 전념 김범석, '이해진의 길' 가나
몸집 키운 쿠팡은 올해 네 번째 국내 물류센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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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올해 3월 11일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국내 법인 사내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12월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6개월만으로, 한국 쿠팡의 모든 공식 직위를 내려놓은 것이다.
대신 김 의장은 글로벌 경영에 전념할 계획이다. 뉴욕증시 상장 성공에 이어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쿠팡은 17일 김 의장이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뉴욕 상장법인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해외사업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행보와도 유사하다. 그는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 사퇴 후 이듬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미등기임원인 GIO로 네이버의 해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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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승(왼쪽부터) 신임 쿠팡 이사회 의장 겸 대표,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 쿠팡 제공
쿠팡은 의장단도 재정비했다. 지난 11일 주주총회에서는 김 의장의 사임과 함께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이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쿠팡 관계자는 "강한승·박대준 각자대표 체제에 새 이사들이 합류함에 따라, 쿠팡 이사회의 부문별 전문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구글, 우버 등 IT 기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재 로켓배송 총괄을 맡고 있다. 유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 분야를 담당했고, 쿠팡 근로자 안전 정책을 책임진다.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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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쿠팡 물류센터 투자현황. 쿠팡 제공
뉴욕증시 상장으로 몸집을 키운 쿠팡은 국내 투자계획도 연달아 밝혔다. 쿠팡은 이날 부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부산 강서구에 17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3월 전북 완주, 4월 경남 창원·김해, 5월 충북 음성에 이은 올해 네 번째 국내 물류센터 투자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약 5조 원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 중 약 1조 원을 물류센터에 투자한 것이다.
2024년 준공 예정인 첨단물류센터는 신항만에 인접해 쿠팡 해외진출 시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부산 지역사회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의 사업 지원을 확대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부산 물류센터 건립으로 일자리 3,000개 이상의 직접 고용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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