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세대·지역·계층 지지로 덧셈 정치할 것"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정부·여당의 주축세력인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세대'를 '꼰대·수구·기득권'이라고 규정하며 작심 비판했다. '이준석 현상'을 통해 국민의힘이 2030대 지지를 선점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에 기득권 이미지를 고착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청와대와 여당의 정치를 '갈라치기 정치'로 규정하면서 국민의힘은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이 586 운동권의 요새가 돼 가고 있다"며 "한때 대한민국 체제를 뒤집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이제는 '꼰대·수구·기득권'이 되어 가장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운동권 이력 완장을 차고 온갖 불공정, 반칙, 특권의 과실을 따 먹고 있는 자신들을 돌아보시라"며 "오늘의 힘겨워하는 청춘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냐"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최근 30대 이준석 대표 선출로 2030세대가 바라는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는 이미지를 확보하자, '2030세대 대 586세대' 구도를 명확히 대비시킨 것이다.
김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의 가장 큰 실책으로 꼬집은 것은 '민생'이었다. 연간 일자리와 비정규직 증가 규모, 집값 상승액 등 지표를 조목조목 열거하고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부보다 우월한 지표가 몇 개나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경제 폭망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있다고 주장했고, 국가채무 증가에 대해선 "빚까지 청년들에게 떠넘긴다"고 했다. 또 "정부의 25번의 부동산 대책은 부동산 지옥을 만들었다"며 "정부가 백신 확보 골든타임을 놓쳐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복귀가 늦어졌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소위 진보 정권의 개혁 성공은 진보 기득권 타파에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에 실패했다"며 "노동개혁을 통한 고용시장 정상화가 일자리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공정한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한 가치·세대·지역·계층의 지지를 더하는 '덧셈의 정치'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날 많은 과오를 저질렀고, 현실에 안주했으며, 변화를 거부하고, 실력도 모자라고, 포용도 부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화를 이룩한 세대, 민주화를 쟁취한 세대, 그리고 미래를 주도할 MZ세대에 이르기까지 자랑스러운 역사를 공유하고,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맞이할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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