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주정거장 건설 목표, 우주인 3명 보내
7번째 유인 발사, 우주서 공산당 100년 축하
미러 정상은 서먹한 악수, 中은 우군 띄우기
러시아 "中 정거장에 우주인 보낼 것" 화답
"미국이 러시아 흔들어도 헛수고" 회담 폄하
중국이 17일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신의 배) 12호를 발사했다. 내년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3명의 우주인은 핵심모듈 톈허(天和·하늘의 조화)에서 90일간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은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 16일 러시아와 달 공동연구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미국에 맞선 '우주 굴기(?起·우뚝 섬)'의 본색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7번째 유인 발사, 우주에서 中 공산당 100주년 축하
길이 9m, 무게 8톤의 선저우 12호는 이날 오전 9시 22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중국 우주기술연구원은 "고속철을 타고 베이징에서 후난성 창샤에 갈 때 걸리는 6시간30분 만에 톈허에 자동 접근해 도킹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것은 2003년 10월 선저우 5호 이래 7번째다. 이번까지 17명의 우주인(중복 포함)이 지구 밖으로 나갔다.
중국 매체들은 3명의 우주인이 모두 공산당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내달 1일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국의 자부심을 한껏 드높일 호재다. 글로벌타임스는 "기념식 당일 우주에서 중국 비행사들이 오성홍기를 흔드는 광경을 보게 된다면 정말 짜릿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러 정상은 서먹한 악수, 中은 우군 띄우기
중국은 전날 러시아와 '2021 국제 우주탐사회의'를 열고 '달 연구 우주정거장(ILRS)' 로드맵과 지침을 발표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달 표면이나 궤도에 건설할 종합 연구기지인 ILRS는 달 탐사와 이용, 관측, 실험, 기술 검증 등 장기적 과학연구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3월 이와 관련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런데 굳이 석 달 만에 크게 다를 바 없는 이벤트를 다시 벌인 건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조치다. 미러 정상이 서먹한 악수를 나눌 때 중러 양국은 우주 개발을 기치로 결속을 과시한 셈이다.
러시아 "中 정거장에 우주인 보낼 것"
이에 화답하듯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청 사장은 "향후 러시아는 중국이 운영하는 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등이 공동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2024년 이후 문을 닫을 예정이어서 중국의 톈허가 완성되면 2025년 이후 지구 궤도의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수도 있다.
양국은 "우주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어떤 국가든 참여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건을 달았다. CNSA는 "중국 선저우 우주선을 타거나 직접 발사해 우주정거장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 주도 ISS와는 다른, 중국 기준에 맞는 도킹 메커니즘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정거장을 고리로 반미 연합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中 "미국이 러시아 흔들어도 헛수고", 정상회담 평가절하
중국은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단지 회담일 뿐"이라며 "미국이 러시아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현명하고 전략적인 사상가(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라고 치켜세웠다. 환구시보는 "두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성과이기는 하나 더 이상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맞서는 데 집중하려고 해도 러시아가 너무 강해 미국은 중러 관계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매체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회담장에서 자주 메모하는 장면을 꼬집어 "긴장한 쪽은 미국"이라는 촌평을 내놓기도 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절실한 미국이 먼저 러시아에 회담을 제안했다"면서 "양국 간 교착상태는 잠시 풀리겠지만 구조적 갈등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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