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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황제' 진종오 "사격 그만하란 말에 상처받았지만 승부욕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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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황제' 진종오 "사격 그만하란 말에 상처받았지만 승부욕 발동"

입력
2021.06.17 16:17
수정
2021.06.17 16: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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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진종오가 17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올림픽 사격대표팀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사격연맹 유튜브 화면 캡처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진종오가 17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올림픽 사격대표팀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사격연맹 유튜브 화면 캡처

자신의 5번째 올림픽에서 7번째 메달에 도전하는 '사격 황제' 진종오(42ㆍ서울시청)가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진종오는 17일 유튜브로 진행된 올림픽 사격대표팀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어떤 올림픽보다 부담이 많이 된다"면서도 "개인적인 욕심도 크다. 개인 종목뿐 아니라 혼성 종목도 나가서 그런 것 같다. 지금까지 나간 국제대회 통틀어 가장 최고의 모습을 보이겠다.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진종오는 명실 공히 레전드다. 세계 최초로 올림픽 사격 단일 종목(50m 공기권총) 3연패를 달성했고, 올림픽에서만 총 6개(금4ㆍ은2)의 메달을 목에 걸어 양궁 김수녕과 함께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자다.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이번 올림픽은 참가마저 불발될 뻔했다. 지난 4월 치러진 대표 선발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진종오는 4차전까지 7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5차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자신보다 9점을 앞서 있던 2위 한승우(창원시청)를 따라잡았고, 2018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획득했던 덕에 도쿄행 주인공이 됐다.

그 과정에서 진종오는 충격적인 말도 들었다. 그는 "3차 선발전이 끝날 즈음 한 감독님께서 '사격 그만 하자. 은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상처를 많이 받았다"면서 "그래서 마지막 선발전만큼은 더더욱 잘 쏘고 싶었다. 세계신기록을 쏴서 판세를 엎고 싶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은퇴하고 싶진 않다. 자연스럽게 내려놓고 싶었는데 그 말을 듣고 동기부여와 승부욕이 발동했다. 당당히 선발돼 올림픽에 나가게 됐으니 그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했다.

진종오가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최다 메달 한국 선수로 올림픽사를 새로 쓴다. 그는 "나 역시 7번째 메달을 따고 싶다. 간절하다. 하지만 그래서 부담이 된다. 내 집중력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진종오는 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 남자, 10m 혼성 공기권총 종목에 참가한다. 선수로서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엔 "대한민국 사격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떨치겠다"며 "선수로서 목표는 다 이뤘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노력하다 가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또 사격을 정말 사랑했다는 말도 듣고 싶다"고 했다.

한편 여자 대표팀의 희망 김민정(24ㆍKB)은 "마음속에 금빛이 있다. 마음대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정은 대표 선발전에서 여자 25m 권총 1위(2,927점)로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김민정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얼떨결에 뽑혀 흘러가는 대로, 끌려갔던 것 같다. 열심히는 했지만 정작 목표는 없었다. 끝난 뒤 후회가 되더라"며 "지금은 경험도 있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안다. 노력한 만큼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인생 첫 올림픽을 준비하는 새내기 김모세(23ㆍ상무)와 김보미(23ㆍIBK기업은행)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모세는 선발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총점 2,908점을 쏴 진종오(2,898점)를 누르고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여자 10m 공기권총의 김보미는 "첫 올림픽이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메달권을 노리며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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