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반도체 수급난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해외 공장의 경우 일시적 공장 휴업에 이어 근무 축소와 중장기적 생산 감축까지 나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정상화가 장기화할 것을 대비한 조치인데, 이에 따른 매출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브라질 법인은 16일(현지시간)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공장 근무 체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5월 3교대에서 2교대 근무로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생산량 감축에 들어간 것이다.
현대차는 1교대 근무를 이달 말까지만 이어갈 예정이다. 7월 이후 반도체 수급 상황이 정상화하면 3교대 근무로 전환할 방침이다. 다만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1교대 근무는 다소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 공장도 같은 이유로 14일부터 일주일간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국내 상황 또한 여의치 않다. 현대차는 16일 충남 아산공장을 반도체 부족으로 하루 휴업했다. 앞서 4월 1~13일, 9~20일, 5월 24~26일에 이어 네 번째 휴업이었다. 지난달 17∼18일에는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을 멈췄다.
기아도 예외는 아니다. 기아 미국 법인은 이달 14일부터 23일까지 기존 3교대에서 2교대 근무로 전환해 적용 중이다. 기아 멕시코 공장도 1교대 근무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선 광명 2공장이 지난달 17~18일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처음으로 휴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양사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6월에도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3분기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선 '반도체 내재화'도 검토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확실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 생산량 조절, 출고 조절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반도체 제작·생산 내재화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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