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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파격 "계열사 상품이라도 경쟁력 없으면 안 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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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파격 "계열사 상품이라도 경쟁력 없으면 안 팔겠다"

입력
2021.06.16 18:00
수정
2021.06.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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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평가사 통해 엄격한 기준 맞춘 펀드만 취급
"계열사 펀드라도 기준 안 맞으면 팔지 않겠다"
최현만 부회장 "1등 책임감... 업계 함께 하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1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금융서비스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에셋-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1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금융서비스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에셋-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제공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앞으로 같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라도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팔지 않기로 했다. 옵티머스와 라임 등 부실 사모펀드 사태를 지켜 본 미래에셋그룹이 판매 상품에 대한 책임을 높이기 위해 외부로부터 검증받은 금융상품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16일 '소비자의 진정한 가치를 위한 고객 동맹 실천 선언식'에 참석해 "상품 선정에서부터 계열사 상품에 특혜를 제공하지 않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경쟁력 있는 상품만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품 선정에서부터 운용, 평가까지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직원이 높은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갖도록 프로세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미래에셋의 선언은 최근 금융투자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부실 리스크를 뿌리뽑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옵티머스나 라임 사태 등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있을지 모를 부실펀드 사태를 막기 위해 애초부터 판매상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은 앞으로 외부 펀드 평가사 4곳을 선정해 상품 평가를 위탁할 예정이다. 그간 당연시해 오던 계열사 상품도 제3의 평가기관에 판단을 맡겨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출 계획이다.

실제 새로 마련된 평가 기준에 의하면 현재 판매 중인 미래에셋 계열사의 공모펀드 396개 중 65%에 달하는 285개 상품이 '탈락' 대상이 된다. 미래에셋 측은 "계열사 펀드라도 소비자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판매되는 계열사 펀드 비중이 30%에 달하는 만큼 그룹 차원의 손실이 우려되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서는 이를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운용 사장은 "강화된 심사 기준대로 가면 판매에서 탈락하는 상품도 있겠지만 약간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며 "새 기준에 맞게 경쟁력을 높여가다 보면 중장기적으로 판매사와 고객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은 이번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창립기념일인 7월 1일부터 새로운 상품 선정 가이드라인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 대형사인 미래에셋이 쇄신에 앞장서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반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현만 부회장은 "이번 선언은 1등 그룹이라는 책임감에서 나왔다"며 "업계가 함께 하자는 권유 형태"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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