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수중 침투 징후 있었으나 합참 조치 안해"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을 앞두고 북한군의 공격 징후를 군 당국이 사전에 인지했던 정황이 담긴 정부 내부 문건이 처음 공개됐다. 천안함 침몰 원인이 ‘작전의 실패’가 아닌 ‘정보 분석ㆍ전파의 실패’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16일 군 당국이 북한 잠수함의 공격 징후를 포착했으나 당시 군 지휘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군 내부 증언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일행 부대방문 행사 결과’라는 제목의 한 장짜리 문건에는 2010년 8월 12일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단이 해군 2함대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이 한 보고 내용이 담겨있다. 김 전 사령관은 “천안함 사건 발생 며칠 전 사전 징후를 인지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보고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적혀 있다. ‘사전 징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북한군의) 수중 침투 관련 징후”라고 답했다. 수중 침투란 북한 잠수함이 남측 해역으로 침투하는 행위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령관은 그 해 3월 26일 천안함 피격 당시엔 현직이었다.
김 전 사령관은 당시 합참의 군기강 해이를 지적하며 “침투 징후를 예하부대에 전파하지도 않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예하부대인 함대는 상급부대로부터 사전 징후가 전파되지 않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전 사령관의 사전 징후 포착 관련 발언이 나온 적은 있으나 공식 문건으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최 전 함장은 본보 통화에서 “당시 천안함 침몰이 작전 실패가 아닌 정보의 실패라는 방증”이라면서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각종 억측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문건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휘문고의 한 교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천안함이 폭침이라 치면, 파직에 귀양 갔어야 할 함장이란 XX가 어디서 XXX를 나대고 XX이야.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도 방송에서 “천안함 함장이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켰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