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희 개인전 'TOWARDS'
7월 3일까지 '스페이스 캔', '오래된 집'에서
지난 15일 오후 4시. 평일 오후임에도 서울 성북구의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은 젊은 관람객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다. 김보희 작가의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들이다. 지난해 7월 금호미술관 전시 당시 긴 줄을 세웠던 화제의 작가다.
한옥을 리모델링한 전시공간인 ‘오래된 집’에서는 김보희 작가의 큐브 형태의 미공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작가가 남해를 여행하며 본 섬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여러 면에 흑백으로 담아낸 것이다. 정소영 캔파운데이션 전시팀장은 “김보희 작가 하면 강렬한 색채의 작품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작품은 그동안 보지 못한 수묵화 느낌의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는 바다 시리즈도 여러 점 감상할 수 있다. 바다를 ‘신이 주신 아름다운 선물’로 인식한 작가는 매년 일기처럼 바다를 기록해왔다.
걸음을 옮겨 다른 전시 공간인 ‘스페이스 캔’으로 가면 김보희 작가의 비교적 큰 규모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제주도의 야자수와 달을 담은 ‘Jungmoon Blue Night’이 전시돼 있는데, 이는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방탄소년단의 RM이 감상한 작품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화제가 됐던 그림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가로 5m가 넘는 대형 신작 ‘Towards’가 눈에 띈다. 남은 봄의 기운을 여릿한 식물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색의 톤을 낮춰 동양화풍이 느껴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캔버스 또는 한지에 분채와 아크릴 등을 혼용, 자연의 생동감을 담아내고 있다. 이어 잎이 커서 우산 대용으로 쓰기도 했던 여인초를 담은 2013년작 ‘Towards’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질녘 모습을 담은 두 점의 그림 역시 발길을 오래 머물게 한다. 작가의 작품은 풍경을 보며 그린 게 아니라 기억을 재해석해 화폭에 담아낸 것이어서인지, 작가의 심경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
작가는 이화여대에서 동양화과를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2017년까지 약 20년을 교수로 지냈다. 2000년대 중반 제주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제주 풍경을 화폭에 담아 왔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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