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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외국인 관광객 줄자  '관광진흥기금' 고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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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외국인 관광객 줄자  '관광진흥기금' 고갈 위기

입력
2021.06.16 04:00
수정
2021.07.08 13:3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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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주수입원 외국인 카지노 매출 급감
2년 새 전체 기금 80% 소진 "곧 고갈될 것"
제주도 "고갈 막으려고 면세점에 부과 검토"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입구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입구 전경. 김영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월 100만 명 이상의 내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로 밀려들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제주관광진흥기금’이 고갈 위기를 맞고 있다. 관광진흥기금은 주로 외국인들이 카지노에서 쓴 돈으로 충당된다. 관광객이 늘어도 기금 고갈이 우려되자, 제주도는 시내 면세점 매출에서 기금을 충당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진흥기금 조성액은 49억 원을 기록, 올해 말 예상 누적액은 101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318억 원에 비해 70%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관광진흥기금 예상 지출액(427억 원)이 예상 수입액(211억 원) 보다 2배 이상 많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누적액 592억 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에 무려 80% 넘게 급감한 셈”이라고 말했다. 제주관광진흥기금은 제주도가 도내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제주도 차원의 출연금과 함께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쓰는 돈으로 구성된다.


제주관광진흥기금 조성액 현황

제주관광진흥기금 조성액 현황

관광진흥기금이 대폭 줄어든 것은 지난해 제주 무사증 제도 중단 등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시장 초토화’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한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매출의 1~10%를 기금으로 내왔고, 이들이 내는 출국납부금도 관광진흥기금으로 들어왔지만 지난해부터 사실상 끊겼다. 현재 도내 카지노 8곳 중 5곳은 휴업 중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진흥기금 고갈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 130억 원을 출연해 줄 것을 건의했다”며 “그러나 지자체 기금에 대한 지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관광진흥기금 납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원으로는 도내 시내면세점 3곳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제주지역 시내 면세점 매출액의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포함해 기금 확보를 위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청정 환경을 보전할 재원 확충을 위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징수하는 입도세 성격의 ‘환경보전기여금’ 도입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관광 진흥은 환경 보호와는 성격이 달라 입도세 도입 문제는 논의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전기여금은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에 근거해 생활폐기물·하수·대기오염 등을 유발하는 사람에게 처리 비용 일부를 부담시키는 제도로,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10월 제주 관광객 급증으로 폐기물과 하수 발생량이 늘면서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부담을 줄 경우, 제주관광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도내 관광업계의 반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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