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고서적 캐리어에 숨겨 출국 시도
관세사 서면심사만 받고 국제택배 보내기도
고려시대 도기매병 등 보물급 물품도 있어
경찰이 압수한 밀반출 시도 문화재.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보물급 문화재를 외국으로 몰래 빼돌리려 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일당 중엔 일본인과 중국인까지 포함돼 있었다.
대전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A(59)씨 등 11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검거된 일당 중에는 재일교포를 포함한 일본인 3명, 중국인 2명, 베트남인 1명, 독일인 1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문화재 전문 브로커, 일본 내 한국인 교사, 연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관광 등 목적으로 입국해 2013년 12월 29일부터 최근까지 서울 인사동 일대에서 분청사기, 다라니경 등 고서적, 한량은화 등 문화재 92점을 매입한 뒤 캐리어에 숨겨 공항을 통해 해외로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밀반출하려던 문화재 중에는 고려시대 도기매병 등 보물급으로 분류할 정도로 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물품도 포함돼 있었다. 매병은 고려시대에 청자뿐만 아니라 백자와 도기로도 제작됐다. 조선시대 초에는 분청사기로도 만들어지는 등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서적과 도자기 등을 나무상자로 포장했으며, 관세사 서면 심사만 받고 국제택배(EMS)를 이용해 외국으로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3년여간 공조수사를 벌여 혐의를 대부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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