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대표발의 법안, 소위서 논의 멈춰
권인숙 의원·시민단체도 청원 10만명 돌파 자축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인종·혐오 차별 대응 주한대사 등 간담회‘에서 평등법 제정 등 인권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뉴스1
"이제 그냥 마음속의 희로애락을 좀 표현하겠습니다. 당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14일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에 올라 온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 서명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서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의 공식 계정에 '의원 캐릭터'를 깨고 '진심 트윗'을 남겼다. 의원이 되기 전 운영하던 개인 계정, '생각많은 둘째언니'에서조차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감정의 폭발이었다.
장혜영 의원 트위터 캡처
장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 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로 넘어간 이후로는 심사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특히 종교계 등의 반대가 극심한 차별금지법의 특성상, 과거 2007년 17대 국회부터 꾸준히 발의된 차별금지법 제정안과 마찬가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번 청원이 성립되면서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당 법안을 장 의원과 공동발의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트위터에 "드디어 해냈다. 다들 애쓰셨다. 이제는 정말 국회의 시간이다. 노력하겠다"라고 자축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성명을 통해 "전국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한 토론, 차별을 발견하고 차별에 대항하는 행동을 이어가자"며 "9월 정기국회 본회의에 차별금지법안이 상정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다시 힘차게 나아가자"고 밝혔다.
권인숙 의원 트위터 캡처
앞서 두 의원과 별도의 평등법 제정안을 준비하고 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민단체 모임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은 지난 5월 24일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가 올린 이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당시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법안 동참이 그리 녹록지 않다"면서도 "6월 중에 법안을 발의해 장 의원안과 함께 법사위 심의가 추동력을 발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상임위원회에 정식으로 회부돼 입법 심사를 거치며 해당 상임위는 90일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하는 구속력 있는 청원제도다. 이 경우 법사위에 이미 심사 대상인 법안과 추가 발의 예정인 법안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법사위 내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의원은 이날 "거대양당이 애써 외면해 온 인권의 요청을 오롯이 시민들의 힘으로 다시 밀어올려낸 값진 성과"라며 "다양성과 존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오늘의 시대정신이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시민들의 존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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