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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자구안 내놨지만… 이동걸 산은회장 "현 단계 금융지원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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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자구안 내놨지만… 이동걸 산은회장 "현 단계 금융지원 어려워"

입력
2021.06.14 18:30
수정
2021.06.14 18:3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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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규모 HMM 전환사채, 주식 전환할 것...안 하면 배임이라 불가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자구안을 내놓은 쌍용차 노사에 "그간의 노력은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구안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단계에서는 쌍용차에 금융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단호히 밝힌 셈이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HMM에 대해서는 전환사채(CB) 3,000억 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임을 밝혔다.

14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 회장은 최근 쌍용차 노사가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쌍용차 노사에) 컨설팅하는 기분으로 말씀드리자면, 정부나 산은이 아니라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노사가 많은 희생을 하긴 했지만 모든 요구조건을 수용했는지는 의심스럽고, 이게 투자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껴질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산은이 쌍용차에 금융 지원을 하기에는 자구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2년 무급휴직 결정을 위해 애쓴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지만, 2년 내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이 없을 것"이라며 "산은이나 정부에 대답을 달라고 하기 전에 잠재적 투자자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감안하고 그림을 그려야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7, 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무급 휴직 2년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무쟁의 확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구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쌍용차 잠재 인수 후보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나오고 있지만, 진정성 있는 후보자는 매우 귀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에디슨모터스 등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들이 있지만, 모두 중소기업으로 인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날 이 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HMM의 3,000억 원어치 CB를 조만간 주식으로 전환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현재 CB 전환단가가 5,000원인데, 현재 HMM 시장 가격이 4만 원대"라며 "국민 세금으로 이익을 얻을 기회가 있는데 이걸 포기하면 배임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환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금융의 중요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다만 HMM의 CB 전환이 최근 상승세에 놓인 HMM의 주가를 폭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시장 투자자라면 이미 시장가격에 우리의 전환 계획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내일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균형 가격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환 후 매각 계획에 대해서는 "다양한 고려 요소가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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