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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좋지만…" 살충제 금지안, 스위스 국민투표서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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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좋지만…" 살충제 금지안, 스위스 국민투표서 부결

입력
2021.06.14 14: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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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생산 감소→수입 증가 우려 반영
인권 침해 논란 테러방지법은 과반 찬성

1일 스위스 비르멘스도르프의 한 농가에서 농부가 잘라낸 건초를 기계를 이용해 트레일러에 옮기고 있다. 비르멘스도르프=로이터 연합뉴스

1일 스위스 비르멘스도르프의 한 농가에서 농부가 잘라낸 건초를 기계를 이용해 트레일러에 옮기고 있다. 비르멘스도르프=로이터 연합뉴스

합성 살충제(농약) 사용 금지 법안이 스위스 국민투표에 부쳐졌지만 부결됐다. 농산물 생산을 줄여 농가에 타격을 입힐 거라는 반대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스위스는 많은 정치ㆍ사회 쟁점을 국민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실시된 스위스 국민투표 결과,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유권자 62%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연 30억 스위스프랑(3조7,300억 원)의 정부 농업 보조금을 살충제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농가에만 지급하는 법안도 투표 대상이 됐지만 역시 가결되지 못했다.

두 법안은 살충제가 사람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제안됐다. 그러나 대다수 농장주와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다. 입법이 성사될 경우 농산물 생산의 20~30%가 감소해 식자재 물가가 오르고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리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스위스 농부 협회 이사 마틴 루퍼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살충제를 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완전히 금지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게 농부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농업에 줄 타격과 농산물 가격 상승, 수입 증가는 정부의 걱정거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살충제 금지안 추진의 소득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정부는 2027년까지 살충제 사용 관련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상보다 현실을 우선한 스위스 유권자의 선택은 이뿐 아니다. 인권 침해 논란을 빚었던 테러 방지 입법안에는 국민의 57%가 찬성했다. 2015년 인접국 프랑스에서 벌어진 테러 공격을 계기로 만들어진 이 법안은 경찰이 폭력 행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12세 이상의 모든 사람에 대해 더 강력한 감시가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심문도 할 수 있게 했다. 법원 명령이 있으면 15세 이상 잠재적 범죄자를 최대 9개월간 가택연금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돼 있다.

더불어 연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든 법안 역시 유권자 59%의 지지를 얻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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