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근육형 비만이면 관상동맥 석회화 2.16배 증가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불룩한 ET형 체형의 '마른 비만'이라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심혈관 질환에 걸린 적이 없는 20세 이상 1만9,728명을 분석해 근감소증 전 단계여도 복부 비만이라면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관상동맥 석회화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관상동맥은 심장이 쉴 새 없이 뛸 수 있도록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혈관으로, 석회화가 심해지면 혈관이 막혀 급성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유럽내분비학회지(European Journal of Endocrinology) 최근 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 참여자 중 복부 비만으로 확인된 사람은 4,023명으로 전체 20.4%에 달했다. 복부 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성의 경우 90㎝, 여성은 85㎝ 이상일 때를 말한다.
근감소증 전 단계이면서 복부 비만을 동반한 사람은 2,825명인 14.3%로 집계됐다. 근감소증 전 단계에만 해당되는 사람은 1,486명으로 7.5%였다. 근감소증 전 단계는 20세 이상 40세 미만 성인 남녀 평균 골격근 지수와 비교했을 때 -1 표준편차에 속할 때다.
정상군으로 분류된 사람은 모두 1만1,394명으로 전체 연구 참여자의 57.8%였다. 연구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53.4세다.
연구팀은 각 그룹별로 관상동맥 석회화 검사를 받은 사람을 추려 상대 위험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정상 그룹의 경우 32.8%에서 관상동맥 석회화가 확인됐다. 복부 비만 단독 그룹은 38.9%, 근감소증 전 단계만 보인 그룹은 44.1%, 근감소증 전 단계와 복부비만이 동시에 나타난 그룹은 56.8%에서 관상동맥 석회화 소견을 보였다.
이를 토대로 상대 위험도를 계산한 결과, 정상 그룹을 기준으로 복부 비만 단독 그룹의 관상동맥 석회화 유병률은 1.36배 더 높았고, 근감소증 전 단계 단독 그룹은 1.98배, 근감소증 전 단계와 복부 비만 동반 그룹은 2.16배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려면 신체 활동을 늘리고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근육 감소 현상 자체는 노화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이지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재현 교수는 “노년에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근육에 투자해야 한다”며 “근육이 줄고 살이 찌면 움직이기 어려워 근육 감소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는 만큼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활발한 신체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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