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의 화두로 떠오른 차우찬(34ㆍLG)은 김경문호에 승선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높다.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이 없는 대표팀 마운드의 베테랑 부재와 좌완 기근을 동시에 해결할 사실상 유일한 적임자다. 지난해 7월 어깨 통증으로 재활에 몰두해 온 차우찬은 복귀 후 2경기에서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6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4피안타 무실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지켜 본 12일 잠실 두산전에선 5이닝 2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근 1년 공백이 무색한 베테랑다운 투구였다.
차우찬은 13일 본보와 통화에서 "불러만 주신다면 도쿄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긴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터라 신중한 입장을 보여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차우찬의 의지는 의외로 컸다. 그는 "올림픽이 연기되기 전인 지난해에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서는 건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꿈이고 나 역시 국가대표에 늘 애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몸 상태에 물음표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라면 변수다. 류지현 LG 감독도 "다른 선수에 비해 1년 동안 재활을 한 선수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대표팀에서 고민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아는 선수 본인이 조심스러워한다면 선발을 강행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차우찬은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선 몸 상태가 좋고 어느 정도 구위도 나와야 되는데 지금은 둘 다 괜찮은 것 같다"고 우려하는 부분을 불식시켰다.
우리 나이로 서른 다섯 살의 차우찬이 도쿄올림픽을 통해 직접적으로 얻을 혜택은 없다. 그럼에도 "간절하다"고까지 한 차우찬의 태극마크에 대한 애착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이다.
차우찬이 뽑힌다면 십수년간 한국 야구를 짊어져 온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모두 빠진 도쿄올림픽에서 그의 역할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우찬은 "2019년 최종 예선을 겸한 프리미어12 때도 최고참급이었다.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후배들과 힘을 합쳐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도쿄올림픽에 나설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24명)는 16일 공개된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끝난 미주대륙 최종 예선을 참관하고 돌아온 김경문 감독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회견을 열고 선발 사유를 설명할 예정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금메달 신화를 일군 김 감독은 13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야구 사령탑을 다시 맡아 메달에 도전한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3위인 한국은 미국(2위), 이스라엘(18위)과 함께 B조 조별리그를 벌인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일본(1위), 멕시코(5위), 세계 최종 예선 1위 팀(미정)은 A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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