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서 듣는다] 한덕현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7,000년 전 이집트 미라에서 발견됐을 정도로 인류가 흔히 겪는 비뇨기계 질환이다. 4명 중 1명꼴로 요로결석으로 고통을 받는다. 결석이 요로(콩팥, 요관, 방광)를 막으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결석 통증은 출산ㆍ급성 치수염(齒髓炎) 통증과 함께 ‘3대 통증’으로 불린다.
‘비뇨기계 질환 치료 전문가’ 한덕현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는 “요로결석을 치료하기 위해서 체외 충격파 쇄석술을 많이 쓰는데 최근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요로결석 환자가 여름철에 크게 증가하는데.
“요로결석은 갑자기 발생하는 옆구리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자세만 바꿔도 통증이 심해진다. 소화불량과 함께 드물게 설사를 하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血尿)가 관찰되기도 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정도 더 많이 생긴다. 요로결석이 자주 생기면 콩팥에 해부학적 문제나 대사(代射)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
요로결석 진단ㆍ치료가 늦어지면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요로결석 증상이 있으면서 38도 이상 고혈이 생기면 무조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비뇨의학과 질환 중에서 요로결석으로 인한 패혈증이 가장 위험한 병이다.
요로결석은 소변 내 무기 물질 농도가 올라갈 때 흔히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 소변량을 늘려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므로 운동 전에 수분을 미리 보충하고 중간중간에도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한다.”
-요로결석 치료는 어떻게 하나.
“‘체외 충격파 쇄석술’이 가장 많이 쓰인다. 1980년대에 개발돼 임상에 사용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충격파로 몸속 돌을 잘게 부숴 자연히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체외 충격파 쇄석술로는 몸속 결석을 직접 꺼내지는 못하므로 치료가 어려울 때가 있다. 결석이 크거나, 결석이 콩팥 안이나 특히 아래쪽에 위치하거나, 해부학적으로 콩팥 이상이 있거나, 체외 충격파 쇄석술로 잘 깨지지 않을 정도로 결석이 단단할 때다.”
-최근 요로결석 치료에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을 하는데.
“연성 요관 내시경(Flexible Uretero-renoscope) 시술은 이미 국제 비뇨내시경학회 치료 가이드라인 권장 치료법에 포함됐을 정도로 오래된 시술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 제대로 쓰이지 않다가 콩팥이나 요관 내 종양을 제거하는 임상 결과들이 최근 나오면서 널리 시행되고 있다. 최근 결석뿐만 아니라 내시경 화질이 크게 좋아져 콩팥 내 종양 진단 및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연성 요관 내시경은 딱딱한 일직선 형태로 된 경성(硬性) 요관 내시경과 달리 2.54㎜ 정도로 가느다랗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내시경이다. 초소형 전하 결합 소자(CCD)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고화질 영상뿐만 아니라 ‘협대역 화상 강화(Narrow Band ImagingㆍNBI)’ 기술까지 적용됐다.
NBI는 일반적인 백색광이 아니라 혈액에 많이 흡수되는 청색ㆍ녹색광을 사용하기에 점막 표면의 모세혈관 및 미세 병변을 더욱 정밀하고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해당 부위에 연성 요관 내시경을 넣어 눈으로 관찰하므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보다 정확하다. 따라서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을 하면 경성 요관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부 요관 및 콩팥 내부까지 정밀하게 관찰하고 결석까지 제거한다. 요관 협착이나 요관 종양 시술에도 쓰이고 있다.”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이 얼마나 늘었나.
“요로결석을 치료하기 위해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을 받는 환자가 2016년 1.9%에 불과했는데 4년 만인 2020년 7.1%로 4배 이상 늘었다(체외 충격파 쇄석술은 2016년 88%에서 2020년 83%로 감소했다).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의 치료 성공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체외 충격파 쇄석술의 성공률은 60~90%이지만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의 성공률은 90%를 넘는다. 체외 충격파 쇄석술은 여러 번 시행해야 하지만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은 한 번으로 90%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또한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을 하면 크기가 큰 결석도 절개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어 요로결석 재발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체외 충격파 쇄석술은 몸속 돌을 잘게 부숴 그대로 놔두기에 재발할 위험성이 높지만 몸속 돌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은 재발 위험이 훨씬 낮아진다.
이에 따라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뿐만 아니라 종합병원(2차 병원)에서도 연성 요관 내시경 시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시술은 1시간밖에 걸리지 않지만 전신마취로 하기에 입원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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