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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감원장, 한달 넘게 오리무중...원점 재검토 속 '내부 발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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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감원장, 한달 넘게 오리무중...원점 재검토 속 '내부 발탁' 가능성도

입력
2021.06.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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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출신 금감원장 찾던 청와대, 원점 재검토
"교수 출신 안 된다"는 금감원 내부 반발 고려
조직 안정 적임자 김근익 수석부원장 부상

금융감독원 전경. 뉴시스

금융감독원 전경. 뉴시스

금융감독원을 지휘하던 윤석헌 전 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차기 수장 인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유력한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된 교수 출신은 금감원 노동조합 등 내부 반발로 임명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신 이번 금감원장이 9개월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와 함께 물러나야 하는 '순장조'임을 고려해 조직 안정에 적합한 내부 인사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청와대가 전날 발표한 5명의 장·차관급 인사에 금감원장은 제외됐다. 청와대는 이달 초중순 금감원장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원점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 7일 퇴임한 윤 전 원장 뒤를 이을 금감원장 하마평엔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오르내렸다. 금융 개혁을 뒷받침하려면 학계, 시민단체 등 민간 출신이 금감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노선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이상복·원승연 교수에 대한 인사 검증을 순조롭게 진행하던 청와대는 암초를 만났다. 금감원 노조 등이 윤 전 원장 같은 교수 출신 금감원장에 대해 "껍데기에 불과하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금감원 노조는 교수 출신이 금감원 사정을 잘 모르고 정무 감각도 부족해 조직 수장으로 부적합하다고 혹평하고 있다.

청와대는 금감원 내 의견도 고려해 장고에 들어갔다. 남은 금감원장 후보 그룹은 경제 관료, 내부 출신이다. 그동안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위 출신인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대표 등도 금감원장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관가에선 내년 3월 대선 이후 문재인정부와 함께 사실상 임기를 끝마쳐야 하는 9개월짜리 '시한부 금감원장'을 선뜻 맡을 관료 출신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제대로 일을 펼치지도 못하고 그만둘 게 뻔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장 임기는 3년이지만 국무위원과 마찬가지로 정권이 교체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금감원 인사를 수장으로 앉히는 내부 발탁설도 제기되고 있다. 9개월 동안 조직을 이끌 사람을 찾는 무난한 인사로 금감원장 대행인 김근익 수석부원장을 승진시키는 방안이다. 김 수석부원장 역시 금융위 출신이긴 하나 1년 동안 금감원 2인자를 맡아 다른 경제 관료와 달리 조직 안정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시스템에 따라 현안을 처리하고 있고 당장 큰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금감원장 인선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데 제대로 된 분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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