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현행 0% 유지... 채권 매입도 계속
유럽중앙은행 "긴축 정책은 시기상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회복세에도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의 물가상승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통화 긴축정책 시행 가능성을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ECB는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기준금리 0%를 변경하지 않기로 했으며,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그대로 유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대응책인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 채권도 내년 3월말까지 1조8,500억유로(2,500조원) 가량의 매입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 물가는 회원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점점 상승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해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 역시 이날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4.6%로 상향조정했으며,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보다 0.4%포인트 오른 1.9%로 설정했다.
이에 ECB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긴축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럽 물가상승률이 최근 ECB 목표치인 2%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의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ECB는 물가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당분간 팬데믹 대응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팬데믹 대응 지원을 멈추고 통화정책 긴축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위기 내내 돈줄을 열어놓는 것은 불확실성을 낮추고 신뢰를 북돋우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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