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특수상해미수·재물손괴 혐의
급식에 이물질 넣는 모습 CCTV에 포착
약병·앞치마서 모기기피제·계면활성제
국공립유치원 '급식 테러' 사건 엄벌 촉구를 위한 비상대책위 주최로 4월 21일 서울 금천경찰서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 어린이 학부모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들은 해당 교사의 구속 수사는 물론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금천서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서울 금천구 한 유치원에서 아이들 급식에 이물질을 넣은 혐의를 받아온 교사가 10일 구속됐다. 경찰은 올해 2월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반려로 보완수사 후 재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이영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특수학급 담당 교사인 A(48)씨의 아동학대, 특수상해미수, 재물손괴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근무하던 유치원에서 아이들 급식통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유치원 내부 폐쇄회로(CC)TV에서는 A씨가 약병에 든 이물질 등을 급식통에 넣는 장면이 포착됐다.
급식을 먹은 6세반 및 특수반 아이들 17명은 복통과 구토, 가려움증 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 및 소변검사 결과 아이들에게서는 유해 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생기는 혈중 면역글로불린(lgE)이 정상 수치보다 2배에서 1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경찰 수사 결과 A씨가 소지한 약병과 착용한 앞치마 등에선 모기기피제와 세제에 쓰이는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일리톨, 생강가루 등을 넣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A씨가) 교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해 정신적으로 고통받았다"며 "갖고 있던 약병에서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됐을 뿐 급식에서 나왔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국공립유치원 이물질 급식사건 엄벌 촉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학부모들은 릴레이 피켓시위를 했다. 이들은 A씨로 인해 아이가 피해를 봤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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