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열린 이성윤 지검장 이임식
이임사도 짧아 "상처 용서해달라... 은혜 잊지 않아"
직원들에 이메일… 자신 둘러싼 의혹에 소회 밝혀
최근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0일 비공개로 이임식을 열고 서울중앙지검을 떠났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흑을 백으로 바꾸는 지휘는 없었다”며 자신의 행보에 대해 “공정했다”고 자평했다.
이 지검장 이임식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상 이임식은 직원들의 환송을 포함한 공개 일정이 있지만, 이 지검장 이임식은 검사장실이 위치한 13층에서 주요 간부들만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열렸다. 이 지검장은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으면 용서를 구한다. 여러분께 받은 은혜 잊지 않겠다”며 짧은 메시지만 남겼다.
이 지검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왜곡된 시선으로 어느 하루도 날 선 비판을 받지 않는 날이 없었고, 저의 언행이 의도와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거나 곡해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마치 거친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배의 중심을 잡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이 지검장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흑을 백으로, 백을 흑’으로 바꾸는 지휘는 결단코 하지 않았다는 점만은 자부한다”고 자평했다. 이는 옵티머스 관련 수사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 등에서 정권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은 “끊임없이 사건을 고민하고, 수사받는 사람 입장에서 최대한 수긍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고, 그에 따라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결론을 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 당시 발생한 일로 기소가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북 고창에서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형편에 장학생으로 선발돼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며 “초임검사로, 부장검사로, 그리고 검사장으로 열정을 불태웠던 서울중앙지검에서 최고의 인재들와 함께 손을 맞잡고 일할 수 있어 크나큰 영광이자 행복이었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