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가격 상승률 전주와 동일한 0.11%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도 커져
전문가들 "당장 가격 하락 어려울 것"
정부의 '고점' 경고가 무색하게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매수세가 공급을 상회하는 와중에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6월 1일) 전 나왔던 '절세'를 노린 매물마저 씨가 마른 탓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라 전주와 동일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관악구(0.12%→0.15%) 등 9곳의 오름폭이 전주보다 커졌고 줄어든 곳은 노원구(0.22%→0.20%) 등 두 곳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가격이 고점에 근접했다"는 정부 판단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지난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실질가격지수가 세계 금융위기 직전 수준인 99.5(2008년 5월=100)까지 치솟았다며 집값 하락을 경고한 바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가 계속 상승하는 이유를 '매물 부족'에서 찾았다. 입주물량이 지난해 대비 27%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과세기준일이 지나자 절세를 위한 '물량 밀어내기'마저 멈췄기 때문이다. 구본일 한국부동산원 연구원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금리 인상 우려 등이 하락 기대 요인이긴 하지만 매물 감소로 인한 상승세가 지속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이 팽배한 지역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이후 중개사무소에 등록된 매매 매물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감소(약 -18%)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재건축 등 기대감으로 인해 집주인들이 내놓았던 매물까지 거둬들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신설 기대감을 등에 업은 경기 아파트 상승률(0.39%)이 전주 대비 0.03%포인트 커졌다.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도 전주(0.30%)에 비해 0.31%로 상승폭이 늘었다. 2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전주 보합 전환했던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다시 마이너스 상승률(-0.04%)로 돌아섰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주에 비해 0.01%포인트 오른 0.15%로 집계됐다. 서울(0.06% →0.08%)과 경기(0.14%→0.17%)의 전세가격도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자치구 위주로, 경기는 서울 접근성과 정주 여건이 뛰어난 지역 위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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