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로 기대를 모으는 K리그의 '젊은 피’ 정상빈(19ㆍ수원삼성)과 송민규(21ㆍ포항스티러스)의 A매치 데뷔전은 강렬했다. 나란히 첫 골과 첫 도움을 기록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9일 고양운동장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김신욱의 멀티골을 앞세워 스리랑카에 5-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사실상 조 선두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오는 13일 열리는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9골 차 이상으로 패하는 비현실적인 경우의 수만 남아 있을 뿐이다.
벤투 감독은 약체 스리랑카를 상대로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 등 주전급 선수들을 선발에서 대거 제외하고, 새로운 얼굴들에게 기회를 줬다. K리그1에서 득점 5위에 오른 신예 송민규가 왼쪽 라인에서 먼저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K리그에서 잔뜩 물이 오른 송민규의 데뷔전은 무난했다. 송민규는 전반 21분 좌측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이동경의 추가골을 도왔다. 지난 시즌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인 송민규는 올 시즌에는 완전히 리그 대표 공격수로 올라섰다. 16경기 7득점으로 득점 5위에 오르며 포항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중이다.
후반 26분 ‘2002년생’ 정상빈까지 기회를 얻었다. 정상빈은 투입 후 5분만에 이동경의 슈팅을 골문 앞에서 방향을 바꾸는 감각적인 터치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정상빈은 후반 막판 힘있는 돌파에 이은 위력적인 슈팅까지 선보이며, 대담함을 과시했다. A대표팀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보인 정상빈은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올해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인 정상빈은 올 시즌이 프로 첫 경험임에도 저돌성과 신체능력, 남다른 기술로 14경기에서 4득점을 터뜨리며 주목 받았다. 특히 골을 터뜨린 상대가 포항,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들이어서 주가가 훨씬 올랐다.
정상빈과 송민규의 성공적인 데뷔는 K리거들의 경쟁력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들이 워낙 리그에서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쓰는 선수들만 쓴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선수 선발에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벤투 감독도 이들을 외면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에게 이들의 가능성 확인은 큰 수확이다. 대표팀은 현재 손흥민, 황의조 등 핵심 주전 선수들이 부상이나 경고 누적 등으로 경기를 뛸 수 없을 때 이들을 대체할 공격수 자원이 마땅치 않은게 사실이다. 이번 스리랑카전을 통해 벤투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쥐면서 새 얼굴을 실험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 직후 정상빈과 송민규에 대해 “어리지만 퀄리티 있고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다”라며 “A대표팀에 처음 소집돼 첫걸음을 뗀 선수인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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