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이 열리는 핀크스 골프클럽은 당초 전장 7,316야드의 파72 코스로 세팅됐다.
그런데 선수들은 대회를 하루 앞두고 파 밸류가 ‘71’로 변경됐다는 공지를 받았다. 파 5홀이던 4번 홀이 파 4홀로 바뀐 것이다. 전장 543야드 짜리 쉬운 파 5홀이던 4번 홀인 498야드짜리 '괴물' 파4홀로 변신했다.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수월하게 버디를 잡을 수 있던 4번 홀은 버디 사냥은커녕 파세이브도 만만치 않은 곳이 됐다.
4번 홀의 변신은 이 대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한국 골프의 간판 최경주(51)의 의견을 대회조직위원회가 받아들인 결과라는 후문이다. 최경주는 "대회 운영에 참여한 모든 분 의견이 모인 결과"라면서도 자신의 의견이었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최경주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 진출할 때를 대비해 가능하면 코스 세팅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수준에 최대한 근접해야 한다는 강한 소신을 지녔다. 자신이 주최하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개최 코스는 러프를 기르고 그린을 단단하게 다지는 등 혹독한 세팅을 해왔다.
지난 7일 귀국해 코스를 돌아본 최경주는 "선수들이 롱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하는 파 4홀이 더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PGA투어에서는 500야드가 넘는 파 4홀인 대회마다 3, 4개 꼭 있다. 이런 홀에서는 티샷도 잘 쳐야 하고 두 번째 샷도 잘 쳐야 한다. 선수 경기력의 변별력을 높이는 장치"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선수들이 내 진심을 안다면 원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어려운 코스에서 쳐봐야 실력이 는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직위원회는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상태에서 폭우가 이어지자 1라운드 경기를 11일로 순연했다. 15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기권한 노승열(30)을 제외한 77명이 11일 오전에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고 2라운드에 나선다. 이날 경기를 마친 선수 가운데 코리안투어 4승의 김승혁(35)과 ‘10대 돌풍’의 주역 김주형(19)이 3타씩을 줄이며 공동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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