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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대장간에서 조선 왕릉까지... 구리 당일치기 여행

입력
2021.06.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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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구리, 가까워서 좋다

구리 동구릉의 숭릉. 조선 제 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쌍릉이다. 동구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조선 왕릉으로 등재돼 있다. ⓒ박준규

구리 동구릉의 숭릉. 조선 제 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쌍릉이다. 동구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조선 왕릉으로 등재돼 있다. ⓒ박준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누구나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떠나려면 ‘그 멀리까지 어떻게 갈까’ 고민된다. 가까운 곳에도 보물이 숨어 있다. 서울 동부지역과 붙어 있는 구리는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면적이 가장 작지만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구리에서 보는 고구려, 고구려대장간마을

구리 대중교통 여행, 이보다 쉬울 수는 없다. 지하철 경의중앙선 구리역에 내려서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타면 웬만한 곳은 쉽게 갈 수 있다.

첫 목적지는 고구려대장간마을. 고구려와 구리의 인연은 어떻게 이어졌을까? 고구려는 5세기 강력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남쪽으로 한반도의 젖줄인 아리수(한강)와 아단성(아차산)까지 이르렀다. 1994년 이후 발굴된 아차산의 수많은 보루와 유물이 이를 증명한다. 구리둘레길과 고구려역사문화길을 따라 아차산에 오르면 고구려 남진 정책의 전초기지였던 보루를 확인할 수 있고,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에서는 당대의 출토 유물을 볼 수 있다. 1,500년 전 아차산에 주둔했던 고구려 병사들의 생활상이 엿보인다.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에서는 1,500년 전 아차산에 주둔했던 고구려 병사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박준규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에서는 1,500년 전 아차산에 주둔했던 고구려 병사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박준규

백미는 경당·거믈촌·연호개체·담덕채·대장간으로 구성된 야외 전시장이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바람의 나라’ ‘자명고’ ‘쾌도 홍길동’ ‘계백’ ‘신의’ ‘사임당 빛의 일기’, 영화 ‘쌍화점’ ‘역린’ ‘안시성’ 등을 찍은 세트장이다. 드라마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박물관은 1일 4회 실시하는 현장 해설투어를 예약하면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구리시 아차산로 439. 시내버스 1-4· 23·97번 우미내검문소·고구려대장간마을 하차.

수많은 영화와드라마에 등장했던 고구려대장간마을의 거물촌. 까치 지붕의 너와집이다. ⓒ박준규

수많은 영화와드라마에 등장했던 고구려대장간마을의 거물촌. 까치 지붕의 너와집이다. ⓒ박준규


아차산 4보루에서 발굴된 간이대장간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해서 만든 대장간. ⓒ박준규

아차산 4보루에서 발굴된 간이대장간을 바탕으로 상상을 더해서 만든 대장간. ⓒ박준규


도심 속 수려한 경관, 장자호수생태공원

장자못은 옛날 장자라는 사람의 집터였다. 욕심을 부리다가 벌을 받아 집이 못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왕숙천과 한강이 범람해서 만들어진 배후 습지로 도시화 과정에서 오염이 심화돼 악취로 몸살을 앓았으나 2000년 장자못수변생태공원과 산책길을 조성했고, 2010년 도심 근린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산책로, 목재 덱,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다.

바닥분수 및 광장~야외 공연장~체육시설 및 광장~선행교~꽃밭~장자교~생태교육관 및 광장~생태숲길~초화류동산~목교~배수펌프장 순서로 호수를 한 바퀴 돈다. 승천할 듯 위력을 뽐내는 고사분수, 5월에 장미가 절정이었던 꽃밭, 광장과 생태교육관도 훌륭하다. 수려한 풍경을 벗 삼아 수목이 울창한 흙길을 걸으면 자연과 하나 된 듯 편안하고 가뿐하다. 구리시 교문동 593-1번지 일원. 마을버스 5·5-1·7·8번, 시내버스 15·91·93번 한일아파트 하차.

장자호수생태공원은 2010년 도심 근린공원으로 조성돼 여행객과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박준규

장자호수생태공원은 2010년 도심 근린공원으로 조성돼 여행객과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박준규


도심 속 쉼터 장자호수생태공원 풍경. ⓒ박준규

도심 속 쉼터 장자호수생태공원 풍경. ⓒ박준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는 장자호수생태공원 고사분수. ⓒ박준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는 장자호수생태공원 고사분수. ⓒ박준규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그중에서도 최대 규모 동구릉

구리 동구릉은 ‘동쪽에 있는 아홉 기의 능’ 이라는 의미로 조선 왕실 최대 규모의 왕릉군이다. 1408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건원릉을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역대 왕과 왕후 17위를 모셨다. 왕이나 왕후의 봉분을 단독으로 조성한 단릉, 왕과 왕후의 봉분을 나란히 한 쌍릉, 하나의 정자각을 두고 서로 다른 언덕에 왕과 왕비의 능을 각각 배치한 동원이강릉, 왕과 왕후를 하나의 봉분에 조성한 합장릉, 왕과 두 왕후의 봉분을 나란히 한 삼연릉 등 조선 전기부터 후기까지 다섯 가지 형태의 왕릉을 모두 볼 수 있다. 원형을 유지한 덕분에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동구릉 입구의 세게문화유산 기념비. ⓒ박준규

동구릉 입구의 세게문화유산 기념비. ⓒ박준규


각 능을 연결하는 길은 울창한 숲길이다. ⓒ박준규

각 능을 연결하는 길은 울창한 숲길이다. ⓒ박준규

매표소를 통과해 재실, 수릉, 현릉, 건원릉, 목릉, 휘릉, 원릉, 경릉 혜릉 숭릉 순으로 돌아보려면 넉넉잡아 2시간가량 걸린다. 제사를 준비하는 재실, 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수릉, 문종과 현덕왕후의 현릉, 태조의 건원릉, 선조와 첫 번째 부인 의인왕후, 두 번째 부인 인목왕후의 목릉, 인조의 두 번째 부인 장렬왕후의 휘릉, 영조와 두 번째 부인 정순왕후의 원릉, 헌종과 첫 번째 부인 효현황후, 두 번째 부인 효정황후의 경릉, 경종의 첫 번째 부인 단의왕후의 혜릉, 현종과 명성왕후의 숭릉까지 맑은 새소리와 동행하는 숲길로 연결된다. 곳곳에 벤치가 있어 쉬어가도 좋다. 특히 왕의 숲길(경릉~양묘장 왕복 1.5㎞, 휘릉~원릉 편도 1.4㎞)은 이달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1일 3회(오전 10시·오후 1시·3시) 실시하는 현장 해설투어에 참여하면 더욱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동구릉 입장료는 성인 1,000원. 구리시 동구릉로 197. 마을버스 2· 2-2·6·6-1, 시내버스 1·10-5·88·92번 동구릉 하차.

조선 제1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박준규

조선 제1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박준규


조선 제14대 선조와 첫 번째 부인 의인왕후, 두 번째 부인 인목왕후의 능인 목릉. ⓒ박준규

조선 제14대 선조와 첫 번째 부인 의인왕후, 두 번째 부인 인목왕후의 능인 목릉. ⓒ박준규


제주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구리 애월식당의 제주돼지 김치찌개. ⓒ박준규

제주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구리 애월식당의 제주돼지 김치찌개. ⓒ박준규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구리전통시장 건너편 골목에 자리한 구리 애월식당을 추천한다.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제주돼지 김치찌개를 비롯해 제주돼지 두루치기, 꽁치김치찌개, 갑오징어숙회, 국물닭볶음탕, 애월삼합(두부+김치+제육) 등 푸짐한 요리에 공깃밥을 무한 제공한다.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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