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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결승타 LG 문보경 “저 엘린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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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결승타 LG 문보경 “저 엘린이 맞아요"

입력
2021.06.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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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이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와 경기에서 데뷔 첫 결승타를 친 뒤 '시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보경이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와 경기에서 데뷔 첫 결승타를 친 뒤 '시계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처음 직관(직접 관람)도 LG 경기였고 이후에도 줄곧 잠실 구장 관람석에서 야구 선수 꿈 키웠어요. 이 정도면 엘린이(LG 어린이팬) 아닌가요?”

LG 문보경(21)이 어릴 적 팬이었던 팀에서, 그리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바로 그 장소에서 프로 데뷔 첫 결승타를 때려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와 시즌 5차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경기 종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중반까지 0-1로 끌려가던 LG는 7회말 1점을 뽑아 균형을 맞췄다. 1사 만루에서 적시타 없이 내야 땅볼로 짜낸 점수였기에 LG로서는 다소 불만스러웠다. 하지만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기다리던 적시타가 나왔다. 2사 3루에서 문보경이 대타로 투입됐고 2-1을 만드는 역전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문보경의 데뷔 첫 결승타.

문보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빠른 카운트 안에 승부를 내려 했는데 볼 카운트가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면서 “그래서 강하게 치기보단 콘택트 위주로 맞추자 는 생각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대타 기회를 얻기 위해) 계속 스윙 연습을 하면서 시위했다”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잠실구장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면서 프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면서 “그런데 내 개인 응원가가 나오는 잠실구장에서 결승타까지 쳤다는 게 아직도 꿈만 같다”라며 행복해했다.

LG 문보경이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LG 문보경이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2019년 LG에 입단(전체 25순위)했지만 두 시즌 2군에 머물다 올해 처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제는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팬이자 롤모델이었던 김현수와도 한솥밥을 먹고 있다. 문보경은 “초교 2학년 때 베이징올림픽에서 뛰는 (김)현수 형을 보고 좌타자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우투좌타로 야구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1군ㆍ2군 다 똑같다.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김현수의 말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그래도 2군 선수였던 문보경이 1군에 적응하긴 쉽지 않았다. 문보경은 “2군은 낮 경기지만 1군은 야간경기다. 1군 투수 공의 수준도 다르지만 야간이라 공이 더 빨라 보인다”라고 말했다. 1군에 와서 놀랐던 상대 투수로는 조상우(키움)를 꼽았다. 그는 “총알이 지나가는 줄 알았다. 어떻게 방망이에 맞추는지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내 장점은 타격이다. 아직 홈런(1개)은 많지 않지만 타구 속도 등 파워는 자신 있다”라고 소개한 뒤 “하지만 (팀 동료) 라모스보다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일각에서 제기된 ‘두린이’(두산 어린이팬)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문보경은 “두산팬이셨던 아버지가 리틀야구단 가입신청서에 ‘두산 베어스 최고의 유격수가 되는 그날까지…’라고 쓰셨는데 ‘두린이’라 오해하시는 팬이 있다. 내 의지가 아니었다”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자주 주전으로 출전하진 못하지만 아쉬움은 없다. 1군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면서 “주전이든 대타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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