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김혜성이 3일 고척 롯데전에서 6회초 3루타를 치고 있다. 뉴시스
정규시즌 일정의 약 30%를 소화한 올 시즌 KBO리그 타격 지표의 큰 변화는 홈런 실종이다. 총 260경기를 치른 8일까지 리그 전체 홈런 수는 434개. 개막 후 258경기에서 502홈런이 나왔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68개가 줄었다. 현재 페이스면 올 시즌 홈런 수는 약 1,200개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10개 구단 체제에서 2019년의 1,014개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개인 순위를 기준으로 봐도 홈런 1위는 애런 알테어(NC)의 14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개막 2개월째 홈런 선두는 19개의 KT 멜 로하스 주니어였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 여파가 있던 2년 전 33개로 홈런왕에 올랐던 박병호(키움) 이후 다시 30개대 홈런왕이 유력해진다.
올 시즌 홈런 급감은 외국인ㆍ토종 거포들의 동반 부진이 결정적이다. 홈런 1위와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알테어, 나성범(13개ㆍNC)은 중장거리 타자로 전형적인 슬러거는 아니다. 반면 '홈런 타자' 최정(13개ㆍSSG)과 김재환(12개ㆍ두산)은 상위권이지만 아직 기대 이하다. 6개에 그치고 있는 박병호(키움)의 부진도 뼈아프다.
외국인 타자들은 순위표에서 거의 사라졌다. 올해 KBO리그는 4명의 외국인 타자가 새로 들어왔는데 이 중 호세 피렐라(13개ㆍ삼성)를 제외하고 기대에 못 미친다. 재계약한 6명 중에서도 프레스턴 터커(KIA)와 로베르토 라모스(LG)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38홈런을 쳤던 라모스는 8개에 그치고 있고, 2년 연속 32홈런을 쳤던 터커는 3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팀 홈런 130개를 쳤던 KIA는 16개로 개인 알테어보다 고작 2개 많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리그 홈런 감소는 훈련 부족, 스트라이크존 등 여러 해석이 분분하지만 홈런 타자들의 침묵이 크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도루 숫자는 모처럼 늘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전체 도루 개수는 352개로 지난해 비슷한 기간(308도루)보다 44개 늘었다. 각 팀이 줄어든 홈런을 기동력으로 상쇄 중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희생타도 지난해 대비 161개에서 171개로 늘었다. 예상치 못한 장타 감소에 '스몰볼'로 전환 중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도루를 지양하는 추세 속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0개 대에서 결정됐던 도루왕 판도에도 모처럼 '대도'가 등장할 조짐이다. 54경기에서 22도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혜성(키움)의 폭발적인 페이스가 돋보인다. 4년 연속 도루왕(2015~1018년) 박해민(삼성)도 19도루로 3년 만의 타이틀 탈환을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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