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63명·부상자 100여명 확인
"탈선 열차를 반대편 열차가 덮쳐"
파키스탄에서 7일(현지시간)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로 숨진 희생자가 63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는 100여명에 이른다. 중상자도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의료당국은 이날 열차 안에서 시신 1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로써 확인된 사망자는 총 63명으로 집계됐다. 시신은 유족에게 인계되고 있다. 구조대와 마을 주민들은 사고 이틀째인 이날도 파손된 열차를 뒤지면서 생존자를 구조하는 한편, 시신을 수습했다.
이번 사고는 남부 신드주(州) 고트키 지역에서 일어났다. 카라치를 출발해 북쪽으로 달리던 밀라트 급행(Millat Express) 열차가 먼저 탈선해 옆 철로로 쓰러졌고, 곧이어 북쪽에서 카라치로 향하던 반대편 시에드 급행(Sir Syed Express) 열차가 이를 덮쳤다. 두 열차의 탑승객은 1,100명이 넘는다. 시에드 열차 기관사인 아이자즈 아메드는 “탈선한 열차를 보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충돌을 막을 시간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승객과 목격자들 증언도 비슷하다. 승객 아타 모하마드는 “사람들이 탈선한 열차에서 빠져나가려 하는 순간 맞은편 열차가 달려와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목격자 셰르 무하마드 역시 “사람들을 구조하러 열차로 달려갔는데 미처 손 쓸 새도 없이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잠 스와티 파키스탄 철도장관은 “사보타주(고의적 파괴 행위)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측면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선 철도 시설 노후화와 유지ㆍ보수 부실로 열차 사고가 잦다. 2019년엔 열차에서 불이 나 75명이 숨졌고, 2016년에는 열차 2대가 충돌해 2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최악의 참사는 1990년 일어난 충돌 사고로 무려 21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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