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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2002 월드컵 떠올리며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준 상철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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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2002 월드컵 떠올리며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준 상철이 형”

입력
2021.06.08 17: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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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이어 대학교 감독 경쟁자로 인연
“선수로 인간적으로 좋은 분…너무 일찍 가셨다”

설기현(오른쪽)이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유상철과 환호하고 있다. 설기현 경남FC 감독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운동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훌륭한 사람”이었다며 그를 애도했다. 연합뉴스

설기현(오른쪽)이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유상철과 환호하고 있다. 설기현 경남FC 감독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운동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훌륭한 사람”이었다며 그를 애도했다. 연합뉴스

이제 하늘의 별이 된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폴란드전에서 추가 골을 터뜨린 뒤 환하게 웃는 유 전 감독의 모습은 지금도 국민들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있다. 그 얼굴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기뻐한 이는 설기현 경남FC 감독이었다. 지금도 회자되는 당시 사진을 보면 설 감독은 8년이나 선배인 유 전 감독의 목을 끌어안으며 예뻐 죽겠다는 듯 환호한다.

설 감독은 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에게 정말 큰 선물을 준 상철이 형”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 폴란드와의 경기는 팽팽했다. 한 골을 앞선 상황이었지만 긴장감이 이어졌다. 설 감독은 “모두 알겠지만 그 전까지 우리가 월드컵에서 승리를 따낸 적이 없었다. 한일 월드컵이라는 경쟁도 있었고 홈에서 하는 월드컵이었다. 1-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언제고 골을 먹으면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쐐기골을 터뜨린 것이 유 전 감독이었다. 전반 8분 상대 수비수가 흘린 공을 잡은 유 전 감독이 페널티 아크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의 손에 맞고도 폴란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설 감독은 “상철이형이 추가 골을 넣으면서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우리가 첫승을 하는구나’ 그런 확신을 주는 골이었다. 그러니까 그때 우리의 사진은 ‘이건 진짜 이겼다. 정말 이겼다’ 그런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설 감독과 유 전 감독이 특별히 막역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기엔 당시로선 너무 높은 선배였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은 운동장에서만큼은 허울이 없었다. 설 감독은 “당시 운동장에서는 선후배가 없이 하나의 동료였다. 그 안에서는 정말 모두가 하나였다”고 전했다.

유 전 감독과 설 감독은 이후 대학교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유 전 감독은 2014~2017년 울산대 축구부 감독을 지냈고 설 감독은 2015~2018년 성균관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설 감독은 “대회에서 만나면 같이 밥 먹으면서 서로 격려도 해줬다. 지도자로서 많이 노력을 하셨고 좋은 축구 하려고 노력하시는 걸 지켜 봐왔다. 그 때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 감독은 “운동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훌륭한 사람”이라고 유 전 감독을 떠올렸다. 설 감독은 “정말 훌륭했던 선수였고 인간으로서도 굉장히 훌륭했다. 인자하게 후배들을 잘 챙기고 또 긍정적이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정말 슬프다. 좋은 분이 너무 일찍 가셨다”고 애도의 말을 전했다.

2020년 1월 3일 경남 함안 클럽하우스에서 K리그1 재입성의 중책을 맡은 경남FC 설기현 감독이 선수들을 소집해 동계훈련을 시작 했다. 연합뉴스

2020년 1월 3일 경남 함안 클럽하우스에서 K리그1 재입성의 중책을 맡은 경남FC 설기현 감독이 선수들을 소집해 동계훈련을 시작 했다. 연합뉴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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