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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동갑 친구’ 박건하 감독 “다시 현장에 돌아오고 싶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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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동갑 친구’ 박건하 감독 “다시 현장에 돌아오고 싶어 했는데…”

입력
2021.06.08 16:26
수정
2021.06.08 16:4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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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시절 룸메이트 인연…암투병 거치며 더 돈독
“같이 옛 추억 이야기했는데… 너무 빨리 떠났다”

박건하 수원 삼성 감독은 이제는 고인이 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떠올리며 "현장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떠난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고 슬퍼했다. 사진은 2020년 11월 11일 경기 화성시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건하 감독. 수원 삼성 제공

박건하 수원 삼성 감독은 이제는 고인이 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떠올리며 "현장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떠난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고 슬퍼했다. 사진은 2020년 11월 11일 경기 화성시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건하 감독. 수원 삼성 제공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별세 소식에 동갑 친구 박건하 수원삼성 감독은 “사실 저는 유 감독이 아프고 나서 오히려 많이 만났거든요”라며 쉽게 뒷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투병 중에도 희망을 이야기하며 자신을 걱정해준 친구로 유 감독을 기억하며 “너무 일찍 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애도했다.

유 전 감독과 박 감독은 축구계에서 몇 안 되는 71년생 동갑내기다. 90년대부터 함께 대표팀 생활을 했고, 원정을 나갈 때면 늘 같은 방을 쓰던 룸메이트였다. 너무 가까워 굳이 따로 만난 적은 별로 없었다. 대신 경기장에서 부딪힐 일이 많았다.

일 외적으로 자주 만나기 시작한 것은 유 전 감독이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감독을 은퇴한 뒤였다. 박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동기로 지냈는데, 아프고 나서 더 많이 찾은 것 같다. 몸이 좀 좋아졌을 때는 같이 운동도 하러 다니고 밥도 많이 먹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선수시절은 마르지 않는 추억거리였다. 박 감독은 “유 감독이 힘드니까 제가 픽업을 해서 운동 다니고 하면서 차에서 옛날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같은 방을 쓰면서 겪었던 이야기, ‘난 이랬고 넌 저랬잖아’하면서 속에 있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때 기억이 많이 난다”고 했다.

지난해 박 감독이 강등 위기에 놓인 수원 삼성의 사령탑을 맞게 됐을 때 가장 솔직한 조언을 해준 것도 유 전 감독이었다. 동기지만 감독으로서는 선배였던 유 감독은 자신이 돌아가지 못한 현장에 박 감독이 가게 된 것을 부러워하면서도 응원했다. 결과가 좋은 날엔 누구보다 축하해줬다.

제 몸이 안 좋으면서 친구의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 박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업이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고 본인도 힘든 일을 많이 겪은 뒤 건강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네 생각을 밀고 나가라’고 이야기해줬다”고 전했다. 또 “본인이 어려운 일을 겪고 나니 희망이나 느끼는 것들을 많이 이야기해줬다. 왠지 마음이 더 넓어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런 유 전 감독은 암과 싸우면서도 축구에 대한 욕심만큼은 버리지 못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현장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많이 했고 노력도 했다. 일에 대한 소중함을 더 느끼는 듯했다. 한국 축구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아진 듯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전날 유 전 감독의 가족을 통해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빈소가 차려지기 전 서둘러 찾아왔다. 박 감독은 “너무 일찍 떠났다”며 “축구에 대해 말했던 것들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박건하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박건하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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