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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진, '당뇨발' 원인 균 진단법 개발

입력
2021.06.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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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을 일으키는 원인 균을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발을 일으키는 원인 균을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 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발생하는 궤양ㆍ말초신경병증으로 감염되기 쉽고 심하면 발을 절단해야 한다.

당뇨병성 족부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 균을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문장섭(임상유전체의학과)ㆍ이동연(정형외과)ㆍ주건(신경과)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최신 염기 서열 분석법인 ‘나노포어 시퀀싱’ 기술로 당뇨병성 족부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 균을 정확히 파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Diabetes)’ 최신 호에 실렸다.

환자의 조직 샘플로 실험한 결과, 이 방법은 기존 배양 검사보다 분석 성능이 우수하고 속도가 빨랐다.

연구팀은 당뇨병성 족부 감염 환자에게서 수술 도중 채취한 54개의 괴사 조직 샘플을 활용해 새로운 시퀀싱 기술과 기존 배양 검사 성능을 비교한 결과, 새로운 시퀀싱 기술이 복합 세균 감염을 더 많이 찾아냈다.

새로운 시퀀싱 기술로 표본 중 81%(44/54)를 복합 세균 감염으로 진단했다. 반면 기존 배양 검사는 51%(32/54)를 진단하는 데 그쳤다. 12개의 복합 세균 감염을 단일 세균 감염(10개)으로 잘못 파악하거나 균 동정(同定ㆍidentification) 자체에 실패(2개)했다.

나아가 복합 세균 감염 속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세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 세균을 상대적으로 정량화할 수 있었다.

분석에 따르면 새로운 시퀀싱 기술로 가장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세균이 기존 배양 검사에서는 동정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배양 검사로 동정된 세균을 새로운 시퀀싱 기술로 확인한 결과, 병변 내에 매우 적게 존재하는 사례도 흔했다.

또한 기존 배양 검사로는 프레보텔라ㆍ박테로이데스 등 일부 혐기성 균을 검출해 낼 수 없었지만, 새로운 시퀀싱 기술로는 검출이 가능했다.

즉, 배양 검사에 의존한 기존 당뇨병성 족부 감염 원인 균 탐색 과정이 실제 존재하는 세균 조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음을 이번 연구로 확인된 것이다.

분석 속도도 새로운 시퀀싱 기술이 기존 배양 검사보다 훨씬 우수했다. 일반 배양 검사는 세균을 배양해 파악하는데 보통 2~3일에서 1주일까지 걸렸지만, 새로운 시퀀싱 기술은 대부분 1일 이내 원인 균을 확인했다.

문장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신 분자 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당뇨병성 족부 감염 원인 균을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문장섭(왼쪽부터) 이동연 주건 서울대병원 교수

문장섭(왼쪽부터) 이동연 주건 서울대병원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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