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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두고 롯데 vs 신세계 정면대결…'승자의 저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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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두고 롯데 vs 신세계 정면대결…'승자의 저주' 어쩌나

입력
2021.06.07 17:51
수정
2021.06.07 19:27
16면
0 0

롯데·신세계 "인수 본입찰 참여" 확인
인수하면 네이버·쿠팡과 빅3 도약
최종 승부처는 가격…"양보 없는 접전"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의 이베이 로고. 뉴시스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의 이베이 로고. 뉴시스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재편의 키를 쥐고 있는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인수전이 롯데와 신세계 정면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유통 라이벌인 두 기업은 모두 e커머스 강화를 통한 디지털 전환이 최우선 과제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네이버·쿠팡과 함께 e커머스 빅3로 도약할 수 있다. 양사 내부에선 상대방에 넘겨줄 순 없다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온라인 사업 위해 이베이 필요해"

주요 e커머스 지난해 연간 거래액. 그래픽=강준구 기자

주요 e커머스 지난해 연간 거래액. 그래픽=강준구 기자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7일 오전 이베이코리아 인수가격을 적은 본입찰서를 제출했다. 이마트와 지분 교환을 해 서로가 주주인 네이버는 파트너십 차원에서 이마트 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예비입찰을 통해 추린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는 롯데와 이마트뿐 아니라 SK텔레콤, MBK파트너스(홈플러스 운용사)도 포함됐지만 둘은 본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롯데와 이마트는 실사 단계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각각 그룹 통합몰인 롯데온과 SSG닷컴으로 e커머스 입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네이버와 쿠팡의 강력한 트래픽(접속량)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입찰 참여 배경에 대해 "디지털 중심의 유통 생태계를 구축해 온라인 사업 규모와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2%로 롯데온(4%)과 SSG닷컴(3%) 중 누구든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쿠팡(13%)을 따돌릴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가격…"승자의 저주 피해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 간 최종 승부는 비밀리에 제출한 인수 가격에서 결판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둘러싼 롯데와 신세계 간 최종 승부는 비밀리에 제출한 인수 가격에서 결판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롯데와 이마트가 써낸 인수가격은 베일에 싸여있다. 이베이 측 희망가는 5조 원이지만 이들은 "과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피력해 왔다. 2010년 20%에 달했던 이베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대에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사고파는 플랫폼만 있는 오픈마켓 특성상 물적 자산 규모가 작아 과감한 베팅은 위험하다"며 "G마켓과 옥션은 4050세대가 PC로 주로 이용해 인수 후에도 젋은층과 모바일 이용자를 늘리려면 배송 인프라, 정보기술(IT) 시스템 통합 등에 들여야 하는 추가 투자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베이를 손에 넣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3조~4조 원대로 분위기를 잡아갔지만 경쟁이 붙어 5조 원 선까지 올라갔을 거란 얘기도 들리고 있다"며 "경쟁사에 내주면 격차를 줄일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베이는 롯데와 이마트의 인수가격을 포함한 양측 제안서 내용을 보고 이르면 내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프라이빗딜이기 때문에 공식 우선협상자 선정 전까지는 추가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롯데와 이마트 입찰 제안서 검토 결과에 따라 본입찰 일정이 다시 잡힐 가능성도 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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