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만들고 춤 추고 공놀이에 '조잘조잘'?
전남 확진율 가장 낮고 접종률은 전국 최고
접종자 대부분 노인 "방역 구멍 여전" 우려도
“집에서 있으려니 답답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난다니 너무 좋아요.”
지난해 9월 개교한 뒤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교생이 등교한 7일.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내 위치한 행복초교로 향하는 5학년 이성민(12)군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군을 포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보냈던 아이들은 학교에 모이자마자 학교 밖 전염병 대유행은 잊어버린 듯 뛰어놀았다.
책상에 앉은 1학년 학생들은 선생님 말씀에 따라 나침반을 만들었다. 실내체육관 한편에선 3학년생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을, 다른 쪽에선 5학년 학생들이 공놀이를 하며 크게 웃었다. 두 번째 수업이 끝난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짧은 쉬는 시간도 아깝다는 듯 5학년 남학생들이 서로의 몸을 밀며 힘겨루기 놀이를 하자 교실은 금방 시끌벅적해졌다. 이희연 교감은 “학부모 83%가 전교생 등교에 찬성해 개교 이후 전교생이 처음으로 모이는 날”이라며 “이제야 학교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도심에 위치한 행복초교는 지난해 9월 개교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교생 1,239명이 개교식도 못 한 채 격일제 수업을 해왔다.
행복초교를 포함해 이날부터 전남 소재 811개 초?중?고교가 전면 등교에 나섰다. 전체 822개교 중 준비가 미흡한 11개를 제외한 98.7%의 학교가 전교생 등교를 시작한 것으로, 대상 학생은 20만여 명에 달한다.
그간 교육청?학교는 방역지침과 코로나19 전파에 취약한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이 만들어질 것을 우려해 전면 등교를 미뤄왔으나 도내 확진율이 전국 최저인 반면, 백신 접종률(25.7%?이날 8시 기준)은 최고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해 전면 등교를 결정했다. 전남도의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율은 0.064%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학습격차?결손, 학생들의 심리?정서 문제도 고려한 조치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학교가 오히려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판단에 따라 전면 등교를 결정했다”며 “전남의 전면 등교가 2학기 전국 모든 학교 전면 등교와 교육과정 정상화로 가는 시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전면 등교를 실시한 무안 내 삼향초 학부모 김성희(46)씨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백신을 조기에 접종해 안전한 환경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내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백신을 맞은 대다수가 고령자라는 점에 비춰볼 때 학교 방역 구멍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관계자는 “학급당 인원수를 20명 이하로 구성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추가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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