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사고로 아들 잃은 이재훈씨
"공무원들 대통령 조문 온 뒤 심각성 깨달은 듯"
"특별감독이나 수사 내용은 아직 몰라 답답"
"산재, 공무원 관리·감독 부재로 발생하는 것"
4월 22일 경기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안전사고로 숨진 고 이선호씨의 부친 이재훈씨는 3일 TBS '이승원의 명랑시사'에 출연해 "사건 40일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한국 산업재해 사망사고 중에서 제 아이의 일이 가장 큰 이슈가 됐고,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조문하시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지니까 공무원들이 조금 당황스럽게 이 사태를 처리하고 있는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있다"며 "이런 적이 없었다. 심각성을 좀 알고 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과 경찰의 수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어제(2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을 방문했더니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는 것만 알아주면 고맙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겠다, 철저한 조사를 한 건지 아닌지는 결과를 보고 판단은 내가 하겠다,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조사 상황에 대해서는 "청와대 행정관도 와서 경찰 조사 상황을 물어봤다"며 "아직까지도 아무런 진척이 없고 유족이나 대책위 쪽에 조사 진행 상황도 말해 주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부터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 중이란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훈씨는 산재 사망사고의 책임이 공무원의 부실한 관리·감독에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외국 회사 소속 컨테이너는 안전점검을 못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이때까지 관행처럼 해왔던 암묵적 무시와 직무 유기를 모면하기 위해 하고 있는 말장난"이라며 "한국에 와서 사고가 났으면 한국에 관련된 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맞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이선호씨의 사망 사건이 정부와 여론의 주목을 받은 이후에도 부산신항 등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모든 산재사고는 공무원의 직무 유기성 관리·감독 부재 때문"이라며 "공무원들의 뼈 깎는 자기 반성이 없이 또다시 부실한 관리·감독이 있는 한은 이런 불행한 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도는 이어지고 있다. 젊은 나이에 일터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남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선호씨가 재학하던 강릉원주대에서는 지난달 28일까지 분향소가 운영됐고 평택역에서도 시민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재훈씨는 "선호 친구들뿐 아니라 아이 또래의 젊은 친구들, 대학생들 다 한결같이 그렇게(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 다들 아르바이트 한두 번 정도는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한민국 공무원들 잘하셔야 한다. 대통령께서도 자식 잃은 부모 마음으로 현장을 살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분명히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공무원들에게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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