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예정
개인 주식 1,000억 원 나누기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창업자 조만호 대표이사가 사임한다. 최근 '남성 혐오' 이벤트 이미지와 성차별 쿠폰 발행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이다.
조 대표는 3일 입장문을 통해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본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쿠폰 발행 논란이 터졌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신사는 조만간 후임 대표이사 선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쿠폰 발행 논란은 지난 3월 여성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했다가 이를 지적한 남성 이용자를 60일 이용 정지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쿠폰은 여성 고객에 한해 여성 상품 전용으로 기획했으나 뒤늦게 남녀 공용 상품에도 사용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차별 논란으로 번지자 조 대표가 사과문을 올렸다. 무신사는 최근 한 이벤트 홍보물에 집게손가락 이미지를 사용해 '남성 혐오'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조 대표는 사임 후 경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만 맡는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 등 중·장기 전략 수립에 주력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내려놓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저의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사 임직원과 1,000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을 나누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또 조 대표는 개인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도 밝혔다.
무신사의 시작은 2001년 조 대표가 개설한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면서 현재의 무신사 스토어로 거듭났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2,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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