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급소를 놓치다

흑 최철한9단 백 안성준9단 승자조 8강전<3>

3보

5도

6도

최철한 9단 하면 강력한 공격과 치열한 수읽기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최철한 9단의 공격력은 유명한데, '독사'라는 별명을 얻기 전부터 이미 ‘올인 보이’로 불렸다. 대마의 생사가 걸린 전투와 같이 극단적인 장면을 실전에 자주 결행시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안성준 9단 역시 둘째가면 서러워할 만큼 적극적인 기풍의 소유자지만, 공격의 대명사인 최철한 9단 앞에선 희석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실전에 안성준 9단은 백1로 붙인 후 백3의 쌍립을 선택했다. 최철한 9단은 여기서 흑4로 우변에 넘는 수를 선택했는데 다소 아쉬운 수였다. 5도 흑1로 먼저 외곽을 압박하는 편이 더 좋았다. 백2로 지킬 때 흑3으로 우변을 넘어가면 된다. 흑11까지 여전히 전체 백은 미생인 모습. 실전은 백7로 중앙에 머리를 내밀자, 백이 생각보다 덜 시달리며 안정적인 형태를 갖췄다. 실전 흑10, 12는 흑의 응수 타진. 이어서 놓인 흑14가 공격의 급소. 백 대마가 휘둘릴 모양은 아니지만 흑은 공격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때 등장한 백15가 타개의 급소를 놓친 실착. 6도 백1의 선수교환 후 백3 자리에 붙이는 것이 타개의 급소였다. 흑4의 젖힘에 백5로 치받으면 큰 손해 없이 안정적인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실전 흑16으로 흑이 두텁게 실리를 취하자 백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정두호 프로 3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