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수·정치적 영향력 기대 이하 '굴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쫓겨난 뒤 야심차게 내놨던 블로그가 개설 한 달 만에 결국 문을 닫는다. 기대보다 방문자들이 적고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하자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재임 시절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세계를 호령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상당한 굴욕이다.
2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문을 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로그 ‘도널드 트럼프의 책상에서’는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영구 폐쇄됐다. 현재 이 블로그에 들어가면 기부 독려 사이트로 연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임보좌관인 제이슨 밀러는 “우리가 기울이고 있는 광범위한 노력의 보조 수단에 불과했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열독률에 격분해 블로그 폐쇄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신문이 자체 분석한 결과, 개설 첫 날엔 ‘좋아요’ 같은 ‘상호작용’이 15만9,000여건이었지만 곧바로 3만건으로 떨어졌고 이후로도 내내 1만5,000건을 넘지 못했다. 블로그 폐쇄 직전에는 블로그 게시물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공유한 건수가 하루 평균 1,500여회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블로그를 반(反)트럼프 인사들을 비판하거나 개인 성명을 내는 창구로 활용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년간 4만6,600여개 글을 쏟아낼 만큼 트위터를 애용했다. 트위터 메시지로 중국과 싸우고 장관을 해고하는 등 사실상 ‘트위터 정치’를 했다. 재임 당시 팔로워는 무려 8,80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그의 ‘선거 조작’ 주장에 동조한 지지자들이 올해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벌이면서 트위터는 물론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줄줄이 퇴출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력을 선동하고 미화해 소셜미디어 운영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5일 콘텐츠 정책을 감독하는 감독이사회에서 계정 사용 금지 결정을 6개월간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랑했던 트위터는 혹여 그가 공직을 다시 맡게 되더라도 영원히 계정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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