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한 윤여순
남편 따라 유학 갔다가 그룹 최초 여성 임원 되기까지
윤여순이 솔직담백한 매력을 과시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배우 윤여정의 동생인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가 '유퀴즈'에 출연해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배우 윤여정의 동생이자 LG그룹 최초 여성 임원 출신인 윤여순이 등장해 눈길을 붙잡았다.
이날 유재석은 "몰랐는데 윤여정 선생님의 동생이냐?"고 물었고, 윤여순은 "사실이다. 친동생"이라고 답했다. 이에 조세호는 "눈이 좀 비슷하신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고 윤여순은 "내가 조금 더 예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유재석은 "윤여정 선생님이 오스카상을 수상하셨는데 어떤 축하 인사를 드리셨냐?"고 질문했다. 윤여순은 "우린 가족이기 때문에 그냥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 했다' 뭐 이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윤여순은 그룹의 첫 여성 임원으로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미국에서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땄는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입사했다. 그때가 마흔 한 살이었다. 이후 상무, 전무, LG아트센터 대표까지 20년 정도 일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공부하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남편이 늦게 유학을 가게 돼서 쫓아갔다. 배우자가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며 "늦은 나이에 공부하니까 박사 끝낼 때 주위에서 다 말렸다"고 덧붙였다.
윤여순은 "마흔 넘은 박사 학위 여성을 한국에서 써 줄 일이 없으니까.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했다.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을 때도 회사에 들어간다는 게 무서웠다"라고 밝혔다.
한때 사표를 품에 안고 다니기도 했다는 윤여순은 여성에게 불리한 게 많았고 운 적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당시 그룹에 여성 부장 세 명이 있었다면서 윤여순은 "구본무 회장님이 성과를 물었고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니 '그럼 딱이네요' 하셨다"고 첫 여성 임원에 오르던 때를 언급했다.
윤여순이 솔직담백한 매력을 과시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이날 윤여순이 전한 '골프공 에피소드'도 화제가 됐다. 그는 상무 승진 당시를 회상하면서 "임원 맡고 나서 골프장 관리도 내 일이었다. 잘 되는 지 보러 갔다. 여성이 올 일이 없는 곳이고 남자도 임원 정도가 되셔야 거기서 골프 연습을 한다. 그런데 여성이 오게 된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리하러 간 건데 (보는 사람은) 너무 낯설었을 거다. 연세가 지긋하신 공장장 하시는 임원분이 내가 왔다 갔다 하는 게 거슬렸나 보다. 못마땅한 톤으로 '어이' 이렇게 불렀다. 골프공 좀 받아서 갖고 오라고 하더라. 나도 잠시 머리가 하얘졌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윤여순은 "모든 사람이 보는 느낌이었다. 아무도 (공을) 치질 않는 거다. '어떻게 하지' 하다가 천천히 코인 넣고 볼을 받아서 갖다드렸다. 원래도 목소리가 큰 편인데 조금 더 큰 목소리로 '여기 사용법 사인 판이 있는데 코인 넣고 각자 받아쓰시는 셀프서비스다. 다음에 오시면 그렇게 사용해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젊은 남성 임원이 나가며 귓속말로 '너무 잘하셨어요. 파이팅' 하더라. 최초의 여성 임원이고 모든 분이 보고 계시니까 어깨가 무거웠다"고 덧붙였다.
유재석은 "눈에는 보이나 결코 닿을 수 없던 유리 천장이 있지 않았나. 지금은 수많은 분들이 그걸 깨고 있다"고 응수했고, 윤여순은 "후배들 얘기 들어보면 아직도 그런 일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