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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팔레스타인 끝났다" 외친 극우파… 이스라엘 차기 총리 베네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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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팔레스타인 끝났다" 외친 극우파… 이스라엘 차기 총리 베네트는

입력
2021.06.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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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이끈 스승 네타냐후 끌어내리고
연정 핵심으로… 측근 "실용정책 펼 것"

이스라엘의 차기 총리가 될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대표가 지난달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차기 총리가 될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대표가 지난달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스라엘 차기 총리를 예약한 극우 정당 ‘야미나’ 대표 나프탈리 베네트(49)는 이번에 퇴진하는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 총리가 정계에 입문시킨 인물이다. 자신을 정계로 이끈 ‘정치적 스승’을 끌어내리고 대신 권좌에 앉은 셈이다. 네타냐후보다 더 강경 우파로 평가되지만, 연정이 좌파와 아랍 정당까지 포괄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이념보다 실용을 추구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06년 야당 대표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인 베네트의 행보는 네타냐후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에서 경영 업무를 하다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군 복무도 네타냐후처럼 대테러 특수부대 ‘사이렛 매트칼’에서 마쳤다. 안보를 중시하고 팔레스타인에 강경한 인식을 네타냐후와 공유하는 배경이다.

정계에 들어와서는 스승인 네타냐후보다 더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하나의 주권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만큼 팔레스타인에 단호하다.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운동의 지도자를 맡으며 줄곧 정착촌 확대를 주장했다. 2009년 네타냐후가 미국의 압력으로 정착촌 건설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베네트는 독자 노선을 걷기로 결심하고, 2013년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을 떠나 정통파 유대교도 정당 ‘주이시 홈’에 합류했다. 네타냐후 정부에서 경제부, 종교복지부, 교육부,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시온주의(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게 목표인 민족주의 운동) 정책을 폈다.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취재진 앞에서 “팔레스타인의 시대는 끝났다”고 외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019년에는 현재 야미나의 전신인 ‘우파 연합’을 결성하며 극우 세력의 구심점이 됐다.

그러나 곧장 색깔을 드러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좌파나 아랍 계열 정당들의 이탈로 연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베네트는 실용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베네트도 “모든 사람들은 자기 꿈 실현을 잠시 미뤄야 한다”며 타협 의지를 시사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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