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스 출신 가수 라비(RAVI)가 선명해진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담아 오랜만의 '본업'으로 귀환했다.
라비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루블린 사옥에서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3일 오후 6시 발매되는 라비의 새 앨범 '로지스(ROSES)'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감각적인 가사와 사운드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한 앨범으로, 한층 다채로워진 그의 음악적 성장을 담았다.
"오랜만의 앨범, 이유는"
지난 2012년 그룹 빅스로 가요계에 발을 들인 라비는 2017년 솔로 데뷔 앨범 '리얼라이즈(R.EALIZE)를 시작으로 다수의 앨범과 믹스테이프, 싱글을 발매하며 솔로 힙합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다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그의 앨범 소식은 다소 뜸했다. 싱글 형태로 음원을 발매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왔지만, 다양한 음악색을 만나볼 수 있는 앨범에 대한 갈증이 깊어진 이유였다.
라비는 "싱글을 내면서 앨범을 발매하는 것에 대한 망설임이 있었다"라고 그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준비를 하면서 '용기를 내서 앨범을 내자'라는 마음으로 이번 앨범을 발매하게 됐어요. 망설였던 이유요? 예전에는 앨범을 내면 공연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것 같아서 좋았거든요. 앨범을 내고 팬들이랑 재미있게 놀고 무대를 하는 것이 저의 행복이라, 재미있게 작업을 하고 앨범을 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앨범을 내도 직접적인 교감을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앨범 발매를 망설여지게 했었죠."
라비의 고민과 망설임 끝 탄생한 이번 앨범은 그의 음악적 성장을 오롯이 담아냈다. 라비는 이번 앨범에서도 전곡 작사, 작곡에 이름을 올리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뽐냈으며, 원슈타인을 비롯해 안병웅 블랭 제이미 시도(xydo)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피처링에 나서며 완성도를 높였다.
"사운드적으로도 그렇고,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이 잘 다듬어졌다고 생각해요. 기존에 제가 다양한 싱글을 통해 음악을 들려드렸다면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라비의 색깔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에요. 앞서 다양한 싱글을 내면서 제 음악에 대한 틀을 조금 더 구체화 시킬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진 덕분에 나올 수 있던 앨범이 아닐까 싶어요."
"'카디건', 원래는 봄에 내려 했던 곡"
이번 앨범에는 총 7곡이 수록된 가운데, 라비는 더블 타이틀 곡을 통해 서로 다른 느낌의 음악을 전한다.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카디건(CARDIGAN)'은 청량한 기타 사운드와 현란한 베이스 선율이 조화를 이루는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특히 멜로디컬한 라비의 짜임새 있는 랩과 원슈타인의 보컬, 고조되는 후렴구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드롭 파트가 매력적이다.
'카디건'은 노래 제목대로 노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카디건'이라는 소재가 포인트다. 6월, 여름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카디건'이라는 소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졌다.
"'카디건'은 반년 전 쯤 만든 노래에요. 사실은 올 봄에 이 노래를 내려고 했었죠. 카디건을 사야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작업했던 곡인데.(웃음) 시기가 미뤄지면서 지금에서야 이렇게 나오게 됐어요. 그렇지만 사운드적으로도 그렇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라 타이틀 곡으로 택했죠. 밝기는 해도 멜로디가 대중적인 느낌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 경계에 있는 분위기의 곡인데, 스스로의 만족도가 높았거든요. 봄을 생각해서 들어간 건 카디건이라는 소재 뿐이라, 여름에 나와도 좋을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여러모로 망설임이 없었어요. '뭔가 안 맞네'라고 생각하기에는 계획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라는 느낌이었죠."
'카디건'에 이은 다른 타이틀곡 '꽃밭(FLOWER GARDEN)'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에는 봄의 생기가 돈다는 감정을 '꽃'과 '꽃밭'에 비유한 가사가 특징이다. 꽃의 여리지만, 고귀한 매력과 향기로움을 사랑스럽게 빗대어 표현했다.
"'꽃밭'은 나중에 만든 곡이었는데, 만들고 보니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타이틀 곡을 정하기 전에 이 두 곡을 가지고 여기저기 많이 들려줬어요. 그런데 80%가 ''꽃밭'이 더 좋다'라고 하더라고요. '카디건'이 타이틀 곡이라고 말해줘도 '꽃밭'이 좋다고 해서 '진심이구나' 싶은 마음에 고민하다 더블 타이틀 곡으로 정하게 됐어요."
"피처링 원슈타인, '놀면 뭐하니'서 주목 호재?"
타이틀 곡 '카디건'의 경우 래퍼 원슈타인이 피처링에 나서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원슈타인이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서 MSG 워너비 프로젝트의 최종 멤버로 발탁되며 얼굴을 크게 알린 가운데, 이는 신곡 공개를 앞두고 맞이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라비는 원슈타인에 대한 이야기에 "앨범이 그래서 미뤄졌나 싶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장난스러운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지만, 이어 그가 전한 원슈타인에 대한 진심은 진짜였다.
"원슈타인이 잘 돼서 너무 좋아요. '쇼미더머니'가 끝난 뒤 원슈타인이 제가 진행하는 네이버 NOW. '퀘스천마크'의 게스트로 출연했었는데, 그걸 계기로 잘 지내다가 작업도 같이 하게 됐죠. 사실 신인 아티스트들의 경우에는 큰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도, 거기서 기회를 잘 잡는 것도 어려운데 재능있고 열심히 하는 아티스트가 이렇게 빛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마침 또 저와 함께 작업을 했는데 지금 뜨겁게 활동 중이니 고맙기도 하고요. 타이밍이 좋았다 싶어요."
"30대를 맞이하는 자세"
이번 앨범을 통해 라비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일까.
"'감각적이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어요. 음악을 만들 때 코러스를 넣는 형태와 구성을 이전보다 조금 더 짜임새 있게 고민해서 만든 앨범이라서 그런 감각적임을 좀 더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고요. '이런게 라비 음악이구나' 싶으실 것 같아요. 저라는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가 보다 더 선명해졌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조금 더 나아가자면 '나 그 노래 알아'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제 노래를 즐겨 듣는 마니아층이 두터워졌으면 하는 게 실질적인 목표에요."
올해 29살, 어느덧 서른살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질문은 그의 '30대'에 관한 이야기였다. "올해 초까지는 20대의 마지막임을 굉장히 실감하다가 지금은 많이 담담해졌다. 서른을 맞이하는 대단한 자세는 없다"라며 운을 띄운 그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미래를 전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정규 앨범을 한 번 더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3~4달 안에 새 정류 앨범을 내기 위해 지금도 작업 중이에요. 그렇게 제가 벌려놓은 일들과 하고 있는 일들을 더 성과적으로 해내는 게 목표죠. 또 저와 소속 아티스트들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라비의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는 3일 오후 6시 주요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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