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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직개편-인사, 뭘 주고 뭘 받나' 박범계-김오수 샅바싸움 시작됐다

입력
2021.06.02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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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장, 2일 박 장관 예방해 상견례... 35분 독대
"일선 우려 상세히 전달... 인사방향·구도 의견도"
3일 오후 4시 '공식 회동'서 구체적 논의 이뤄져
검찰 안팎 "두 현안, 제로섬 게임 될 수도" 관측

김오수(왼쪽) 검찰총장이 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를 찾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취임 인사를 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김오수(왼쪽) 검찰총장이 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를 찾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취임 인사를 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 이튿날인 2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만나 검찰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일선 검사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조만간 단행될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대략적 의견을 냈다. 취임 인사 차원의 상견례 자리였지만, 해당 현안들의 구체적 논의를 위해 3일로 잡힌 ‘공식 회동’에 앞서 김 총장이 먼저 ‘운’을 띄운 것이다. ‘김오수 체제 검찰’의 외형을 좌우할 양대 변수인 조직 개편과 인사 문제를 두고 박 장관과 김 총장 간 샅바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일각에선 법무부가 추진 중인 검찰조직 개편과 검찰 고위ㆍ중간 간부 인사가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컨대 박 장관이 검찰조직 개편에서 김 총장 의견을 많이 수용하면 할수록, 거꾸로 인사 문제에 대한 김 총장 의견 반영 폭은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찾아 박 장관을 예방했다. 총 50분간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박 장관과 김 총장은 35분 동안 독대했다고 법무부와 대검은 밝혔다. 나머지 15분은 양 기관 참모진도 배석했다. 박 장관이 김 총장 취임사에 담긴 ‘소통하는 검찰’에 깊은 공감을 표하는 등 환담이 주로 오갔다고 한다.

눈길을 끄는 건 법무부의 검찰조직 개편안에 대해 김 총장이 일선의 걱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했다는 점이다. 또, ‘검찰 수장’으로서 생각하는 전체적 인사 구도ㆍ방향에 대한 의견도 냈다. 김 총장은 면담이 끝난 뒤 취재진에 “검찰조직 개편안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걱정을 들었고, 장관에게도 전했다”며 “인사의 대략적 기조에 대해서도 말했다”고 밝혔다. 회동 분위기에 대해선 “당연히 나쁘지 않았고, (박 장관이)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도 그렇게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총장은 전날 오후 취임식을 마치고 곧바로 열린 전국 고검장 및 수도권 지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청취한 의견을 종합해 박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은 “법무부의 검찰조직 개편안엔 확실히 반대해야 한다” “검찰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검사 인사도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등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정 수사 경력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검사들이 나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날 박 장관과 김 총장 간 만남은 일종의 예고편에 가깝다. ‘본 게임’은 3일 오후 4시 서울고검에서 열린다. 검사 인사에 앞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의견을 듣는 절차를 공식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김 총장도 보다 구체적인 인사안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와 연계될 수밖에 없는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검찰 내에선 ‘일선 검찰청 형사부 검사의 6대 범죄 직접수사 제한’을 골자로 한 법무부의 검찰조직 개편안과 검찰 간부 인사가 맞물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 총장으로선 조기에 리더십 기반을 구축하려면, 현 상태의 조직 개편을 저지하는 동시에, 인사와 관련한 자신의 구상도 최대한 실현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긴 힘들 공산이 크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박 장관이 조직 개편 문제에서 일정 부분 양보한다면, 그만큼 검찰 인사에선 본인 뜻을 관철시키려 할 게 분명하다”며 “이 지점에서 김 총장이 꼭 반영시켜야만 할 인사를 미리 정해 두고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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