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남욱(가운데) 조계총 총무원 종무원이 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부처님오신날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경내 진입을 시도한 개신교인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직원)들이 부처님오신날 행사가 진행되던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친 개신교인들을 집단으로 고소했다. 유남욱 고소인단 대표와 조계종 관계자는 일부 개신교인들이 봉축법요식을 방해하고 불교를 모독하려는 의도로 소란을 피웠다면서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례적으로 직접 고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조계종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들에 소속된 종무원 56명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아 지난달 19일 오전 조계사에서 진행되던 봉축법요식을 방해한 개신교인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종무원 대표로 나선 유남욱 총무원 기획실 감사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불교계에 공식사과하고 이들을 먼저 고발했으나 당사자들은 아직까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조계종 직원들은 그들에게 개전의 정이 없다고 판단했고 더 이상 사회적 종교적 갈등이 초래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소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법률대리를 맡은 김봉석 변호사는 “2010년 봉축법요식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땅밟기 운동 등 일련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조계종에서는 관용과 자비를 베풀어 지켜봐왔다”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서 그것이 문제 해결의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한 유튜브 채널에 조계사 주변으로 모이자는 영상이 게시됐고 부처님오신날 당일에는 임요한 목사가 주도하는 예수재단의 행사가 조계사 주변에서 열렸다. 이후 행사 참석자 일부가 조계사 앞으로 이동해 경내 진입을 시도하며 소란을 피웠다. 고소인들은 유튜브 게시자 박준씨와 임요한 목사를 예불방해죄, 업무방해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죄,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위반죄, 경범죄처벌법 위반죄 등의 혐의로 피고소인들을 고소했다.
김 변호사는 “이들은 경찰에 집회신고를 마치지 않았고 일부는 집회 신고를 얻었지만 이후 금지통보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했다”면서 “조계사 주변은 서울시가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 지정한 집회금지구역인데도 이들 가운데는 마스크를 전혀 착용하지 않은 분들도 있었다”고 고소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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