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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위기관리 빛난 권순우… 첫 ‘메이저 3회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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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위기관리 빛난 권순우… 첫 ‘메이저 3회전’ 보인다

입력
2021.06.02 16:28
수정
2021.06.02 16:4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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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가 2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케빈 앤더슨을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권순우가 2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케빈 앤더슨을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24ㆍ당진시청)가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지는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3,436만7,215유로ㆍ약 470억원) 본선에서 사상 첫 승리를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지난 1월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배에 ‘임금 왕(王)자가 있다”며 “지난해보다 더 몸이 좋은 것 같다”고 자신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체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첫 승을 거뒀다.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3회전 진출도 노려볼 만 하다는 평가다.

권순우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 경기에서 케빈 앤더슨(35ㆍ남아공)을 3-1(7-5 6-4 2-6 7-6<7-4>)로 꺾고 2회전에 올랐다. 앤더슨은 비록 권순우보다 11살 많고 현재 세계 랭킹 100위에 밀려 있지만,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던 왕년의 스타다. 2017년 US오픈, 2018년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했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에서 6번 우승한 만만찮은 상대였다.

실제 이날 경기 기록만 보면 앤더슨이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는 여건이었다. 권순우가 경기 내내 거둔 서브에이스는 8개였지만, 앤더슨은 노련함을 바탕으로 서브에이스 30개를 때렸다. 반대로 더블폴트는 9-3으로 권순우가 많았고, 공격 성공횟수에선 앤더슨이 54-39로 앞섰다. 그럼에도 권순우에게 승리가 돌아간 비결은 바로 체력이었다. 키 203㎝의 장신인 앤더슨은 권순우와 랠리가 길어질수록 실수를 범했다.

권순우가 34차례, 앤더슨은 46차례의 실책을 범했다. 3시간 9분의 접전이 권순우에겐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지난해까지 권순우를 지도했던 임규태 tvN 해설위원은 “앤더슨이 장신인 데다 나이도 있어 많이 움직일수록 지치는 속도가 빨라 보였다”며 “상대는 서브로 승부했지만, 권순우가 랠리를 많이 이어가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고 분석했다. 임 위원은 “앤더슨이 4월 이후 대회를 쉰 점도 권순우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권순우는 1세트 게임스코어 5-5까지 앤더슨과 팽팽히 맞서다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는 상대 첫 서브 게임을 따내는 등 경기를 주도하면서 세트 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3세트를 내준 권순우는 4세트 들어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경기 막판 자신의 서브 때 과감히 네트로 달려들어 6-4를 만들었고, 마지막 한 포인트를 잘 지켜내면서 3시간 9분 접전 끝에 웃었다.

권순우-안드레아스 세피 비교자료=프랑스오픈 홈페이지


권순우 세피
나이 24 37
180㎝ 190㎝
몸무게 72㎏
78㎏
프로 턴 2015년 2002년


2회전 진출 상금 8만4,000유로(약 1억1,000만원)을 확보한 권순우는 내친 김에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3회전(32강) 진출에 도전한다. 권순우가 2회전에서 만날 상대는 세계랭킹 98위 안드레아스 세피(37ㆍ이탈리아)다.

권순우는 이날 소속사 리코스포츠에이전시를 통해 “1회전 승리로 클레이코트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2회전 상대인)세피와는 연습경기도 해봤고 작년 ATP 투어 웨스턴 앤 서던 오픈 예선에서 만나 승리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ㆍ세르비아)와 3위 라파엘 나달(35ㆍ스페인)도 1회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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