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다재다능한 구성, 디젤 파워트레인의 매력을 선사한다.
돌이켜 보면 최근 국내 픽업 트럭은 말 그대로 대격변의 시대를 거치고 있다.
쌍용차의 ‘스포츠 시리즈’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던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시작, 다양성의 폭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국내 픽업 트럭 시장에서는 포드 레인저까지 데뷔하며 제법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주한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제법 많은 기대, 그리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정통 미국 출신’은 아니지만 미국 브랜드의 경험이 담겨 있는 차량인 만큼 국내 픽업 트럭 시장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주행을 시작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시승을 위해 준비된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체격은 전장과 전폭, 그리고 전고가 각각 5,490mm, 1,870mm 그리고 1,850mm이다. 여기에 3,220mm의 휠베이스를 갖춰 공간, 그리고 넉넉한 데크를 제시한다. 이러한 수치는 레인저 이전 데뷔한 다른 픽업 트럭들과 유사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바이터보 디젤, 그리고 4WD 시스템 등이 더해져 2,310kg에 이르는 제법 무거운 무게를 갖췄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깔끔하게 다듬어진 레인저 와일드트랙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디자인은 체격을 고려한다면 제법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이는 굉장히 터프하고 대담하게 연출된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디자인에 있어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은 바로 프론트 엔드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프론트 그릴은 깔끔한 헤드라이트와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견고한 이미지의 바디킷이 더해지며 픽업 트럭 고유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측면 역시 깔끔하다. 도어 패널, 차체 패널 등은 별도의 선과 연출 없이 깔끔한 모습이며 바이터보 엔진을 알리는 디테일, 검은색 도어 캐치 등이 더해졌다. 그리고 18인치 알로이 휠과 사이드 스텝, 4X4 데칼이 더해져 시각적인 매력을 높인다.
후면 디자인은 전형적인 픽업트럭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견고하게 다듬어진 데크 게이트, 세로로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및 깔끔한 바디킷을 더했다. 이와 함께 깔끔한 모습의 도어 캐치, 엠블럼 등이 더해져 높은 만족감을 제시한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시각적인 매력을 높인 공간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실내 공간은 이미 여러 차량에서 경험한 포드 특유의 구성을 제시하면서도 와일드트랙 만의 디테일이 더해져 공간 가치를 높인다.
수평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그려진 대시보드와 직선적인 구성의 센터페시아, 그리고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판의 구성 등은 이미 익히 보았던 ‘포드의 모습’을 답슴하는 모습이다. 대신 실내 곳곳에 와일드트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주황색 스티치, ‘와일드트랙’ 레터링을 더해 정체성을 한층 강조한다.
다만 픽업 트럭의 성격, 그리고 해외 시장에서의 염가 모델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있었다. 실제 실내 공간을 채우는 소재와 연출, 마감 등에 있어서는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의 크기가 다소 아쉽지만 기능 자체는 우수한 편이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차량의 다양한 기능 설정과 정보 파악, 그리고 스마트폰과의 연결 및 오디오 시스템의 견실하게 담겨 있어 전반적으로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첫 느낌에 비해 그 사용성이나 만족성이 다소 하락하는 점이나 경쟁 모델 대비 사운드 시스템이 다소 빈약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일부 버튼, 다이얼 등의 형태나 사용감도 조금 저렴한 느낌이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실내 공간은 충분하다. 기본적으로 전장이 길고, 또 휠베이스도 넉넉한 만큼 캐빈 내 거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모습이다. 다소 높은 시트 포지션을 갖고 있어 안정감은 다소 아쉽지만 기본적인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게다가 시트의 소재는 다소 아쉬워도 연출 등의 디테일 등에 있어서도 ‘와일드트랙’의 여러 연출 덕분에 만족감이 높았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준수하다. 시트의 높이가 높은 덕에 레그룸의 여유가 확보되어 성인이 앉기에도 큰 아쉬움이 없었다. 여기에 2열 시트 폴딩 등이 가능해 추가적인 적재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폴딩이 깔끔하지 않고, 적재 공간을 보고,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슬라이딩 윈도우가 없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픽업 트럭의 핵심적 매력 요소 중 하나인 데크 공간 역시 충분하다. 제원 상 1,137L(영국 기준)의 적재 공간을 제공하여 동급의 픽업 트럭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여기에 마감 역시 깔끔히 다듬어져 사용성을 높인다. 참고로 최대 적재 하중은 600kg에 이른다. 다만 제법 무거운 데크게이트가 아무런 보조 장치 없이 단 번에 열리기 때문에 조작의 유의가 필요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213마력의 바이터보 디젤 엔진을 품다
레인저 와일드트랙의 보닛 아래에는 바이터보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213마력과 51.0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바이터보 디젤 엔진은 10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4WD 시스템과 조합된다. 참고로 미국 사양에는 에코부스트 엔진, 즉 가솔린 엔진이 자리하고 있어 ‘레인저 와일드트랙’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어쨌든 이러한 구성을 통해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우수한 운동 성능과 견실한 움직임을 제시한다. 덧붙여 복합 기준 10.0km/L의 효율성을 제시한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9.3km/L와 11.2km/L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고속 주행의 매력을 선사하는 픽업 트럭
레인저 와일드트랙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와일드트랙 사양 고유의 디테일이 이목을 끈다. 특히 다양한 스티치는 시각적인 매력을 높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 디젤 엔진 치고는 제법 정숙한 덕분에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실제 시동을 건 후 공간 내에서는 충분히 정숙함을 느끼게 된다. 다만 스티어링 휠과 페달 등을 통해서는 제법 큰 진동이 느껴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만족감’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213마력, 그리고 51.0kg.m의 토크는 미드-사이즈 픽업 트럭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출력이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성능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고 발진,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출력의 연출, 그리고 출력의 질감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모습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은 후 ‘만족스러운 출력의 전개’를 느낄 때까지 상당히 긴 시간을 요구해 운전자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10단 자동 변속기는 충분히 제 몫을 다한다. 빠르거나 대담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 능숙히 대응하는 모습이며 다단화의 매력을 보다 확실히 제시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단화 변속기로 ‘고속 주행’의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다만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다소 거친 모습이다.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의 차량들이 기본적으로 견고하고 단단한 질감이 도드라지는 건 사실이지만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예상보다 많은 진동과 노면 충격을 전달했다.
물론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 위에서는 충분히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제시하는 건 사실이지만 순간적으로 노면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불규칙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이러한 충격이 실내로 곧바로 전달되어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그리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고속 주행에서의 매력이 돋보였으나 그 반대의 아쉬움도 있었다. 실제 여느 포드의 차량들이 그런 것처럼 고속 주행이 쾌적했으나 스티어링 휠의 조작 자체가 워낙 가벼운 편이었다.
물론 4H로 주행 모드를 바꾼다면 조금 더 안정적인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효율성’의 우려가 커진다. 그리고 저속 시 유턴을 하듯 큰 조향을 할 때에는 차량이 버벅거리며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견고함으로 달리는 레인저 와일드트랙
이번 시승을 하며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함께 포장되지 않은 길을 달리며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이전의 미디어 시승 등을 통해 견고한 차체,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마련된 여러 디테일이 부지런하게 작동하며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의 주행 환경은 당시와는 다소 달랐던 만큼 새로운 환경에서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주행을 시작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앞서 답답하게 느껴졌던 엔진의 출력 전개는 기본적으로 부드럽게 연출되어 ‘다양한 지형’에서 차량을 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조율할 수 있는 ‘자신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51.0kg.m의 두터운 토크 덕분에 어지간한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행 모드는 2H, 4H 그리고 4L로 구성되어 있고, 조작의 편의성이 쉐보레 콜로라도에 비해 다소 번거로운 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워낙 견고한 하드웨어 셋업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높은 신뢰도’를 누릴 수 있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여기에 범프 구간, 그리고 노면이 급격하게 높이 차이를 보여주는 구간을 지날 때에도 네 바퀴의 접지력을 충분히 확보한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픽업 트럭의 견실함은 물론이고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 구간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제시, 차량의 만족감을 한층 높인다.
때때로 차량이 건조하고 또 투박하다는 느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이전의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던 아쉬운 부분이었다. 실제 급작스러운 노면 변화를 마주할 때에는 후륜 서스펜션이 투박하게 반응, 실내 공간의 편의성이 다소 아쉬웠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하지만 기본적으로 준수한 하드웨어, 그리고 다양한 요소를 품고 있는 만큼 주행 내내 운전자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던 만큼 모든 주행을 마치고 난 후,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품고 차량에서 내릴 수 있었다.
좋은점: 디젤 엔진의 탑재, 그리고 다채로운 편의 사양
아쉬운점: 디젤 엔진의 탑재,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가성비 및 주행 만족감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시승기
콜로라도와 렉스턴 스포츠칸 그 사이 어딘가..
처음 레인저 와일드트랙을 시승하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쉐보레 콜로라도와의 경경쟁, 비교 등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무래도 브랜드, 가격 등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상상이다. 그러나 시승을 마치고 난 후에는 이 레인저 와일드트랙이 쉐보레 콜로라도와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의 그 사이 어딘가 즈음에 위치하고 있는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신뢰도 높은 ‘디젤’ 픽업 트럭의 가치는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촬영협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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