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에 미치는 코로나19영향 비교적 적어
자연실업률은 금융위기 이후 상승 추세
장기실업자 늘고, 여성·고령층 실업률 증가 영향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연실업률이 연간 실업률 4.0%에 근접한 3.9%로 추산됐다. 자연실업률은 노동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이상적 상태의 실업률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현재 경제구조 하에서 실업률 3.9%가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이라고 평가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를 이용한 자연실업률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3.7%에서 2011년 3.3%까지 떨어졌던 우리나라 자연실업률은 이후 상승 추세로 바뀌어 지난해 3.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연간 실업률이 4.0%였을 때 실업자가 100만3,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95만 2,000여 명이 '자연실업' 상태였던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이 많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자연실업률은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기준으로 이전 10년(감소)과 이후 10년(증가)의 추세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신규 실업자가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양은 매월 평균 35만 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한 번 실업 상태에 들어선 사람들이 장기실업자로 남는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구직기간별로 실업자 수를 분석해본 결과, 구직기간 1개월 이내인 단기실업자들 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4~6개월 이상의 장기실업자들은 크게 늘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단기실업은 일시적, 마찰적 실업이지만 장기실업은 구조적 원인 때문"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기술 진보와 같은 구조 변화와 더불어 실업수당과 같은 제도적 요인들이 장기실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여성 실업률과 노년층 실업률도 자연실업률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남녀 모두 금융위기 이후 자연실업률이 상승했으나, 여성의 상승 추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동시장에 잔류해 구직활동을 이어간 것도 자연실업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업률이 각각 4.3%, 4.4%를 기록하며 실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한은은 올해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에 근접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 차장은 "코로나19가 자연실업률 추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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