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은 스스로를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취미와 특기도 없기에 배우라는 직업을 빼놓고 자신을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앞으로 만날 작품에 대한 꿈과 상상으로 살아간다"는 이제훈은 천상 배우였다.
지난 1일 SBS 드라마 '모범택시'의 종영을 기념해 이제훈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무지개 운수 택시 기사 김도기 역을 맡아 활약했던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작품에 대한 고민 컸다"
이제훈이 바라본 김도기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는 "어머니를 안타깝게 여의고 트라우마를 가진 채 살아가는 인물이다.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도기는 억울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나서는 해결사기 때문에 가볍지 않게, 묵직하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김도기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이제훈은 "담대함과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피지컬, 액션을 보여줘야 했어요. 촬영 전 무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강렬한 액션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사적 복수라는 소재에 대한 고민도 컸다. 이제훈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재미와 즐거움만 추구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했다"며 "모든 제작진의 자세가 진중했다"고 밝혔다. "사적 복수가 자극적일 수 있지만 '모범택시'는 메시지도 분명했다"는 것이 이제훈의 설명이다.
"웃음 넘치던 촬영 현장, 연기 집중 어려울 정도"
이재훈은 '모범택시'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다. 그는 "또라이 같은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이어 "다채로운 이미지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건 배우로서 행운"이라며 "즐기면서 촬영했고 캐릭터를 잊지 못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무지개 운수 사람들은 이제훈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줬다. 촬영장에는 유쾌한 농담이 넘쳐났다. 이제훈은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이 많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분위기가 너무 좋은 탓에 예상치 못한 고민이 생기기도 했다. "진중하고 무게감 있게 연기해야 하는데 웃음이 끊이지 않아서 집중하기 쉽지 않았어요."
"중간 합류한 표예진에 감사"
'모범택시'와 관련해 큼직한 이슈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극본 작가 교체다. 오상호 작가의 하차 후 이지현 작가가 11회부터 집필을 맡았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처음엔 작가님이 바뀌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 결말 덕에 두근거렸다. 마무리 부분이 좋은 듯하다"며 극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역 논란과 관련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몇몇 이들은 이제훈이 액션 신을 찍는 내내 대역을 썼다고 오해했다. 그러나 대역이 등장하는 장면은 일부였다. 이제훈은 "배우가 다치는 것과 관련해 감독님의 염려가 크셨던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는 작품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이야기했다.
표예진은 하차한 이나은을 대신해 안고은 역으로 합류했다. 이제훈은 "표예진 배우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장면들을 소화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표예진 배우의 도움을 받았다. 표예진 배우에게 고맙다. (합류) 선택도 쉽지 않았을 텐데 훌륭하게 맡은 역할을 소화해 줬다"고 이야기했다.
"차기작의 존재, 살아있다는 느낌 준다"
배우 이제훈이 아닌 인간 이제훈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날을 돌아보던 이제훈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을 그려보고 준비한다. 지금은 예정된 작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이 빨리 오길 바란다. 또 다른 이제훈의 모습을 꿈꾸는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다음 작품이 있어야 살아 숨 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이제훈은 '모범택시'의 종영으로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다음 작품이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듯하다"고 추측했다. "이전 작품들에서처럼 소통이 잘 되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런 존재들은 제 열정이 활활 타오르게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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