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인권보호 우려, 비공개로 2시간45분가량 진행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일 오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법 법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거듭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4·7 보선을 앞두고 공판이 돌연 연기된 지 2개월 만에, 관련 혐의로 기소된 지 5개월 만에 열린 재판에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류승우)는 1일 오전 10시 강제추행 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전 시장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오 전 시장은 법정 입구에서 “피해자 분과 시민 여러분께 거듭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쓰고 있던 검은색 중절모를 벗어 보인 오 전 시장의 머리는 염색을 하지 않아 백발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원 확인 후 재판을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했다. 공개되지 않았던 오 전 시장의 범행과 관련해 세부 내용이 재판 과정 중 알려지면 피해자 인권보호 등에 우려가 있다는 변호인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
오 전 시장의 첫 공판은 3월 23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4·7 보궐선거 이후로 돌연 연기된 뒤 준비기일을 거쳐 두 달여 만에 열렸다. 당시 피해 당사자와 부산 여성계는 “보선을 앞둔 재판 연기는 정치적으로 계산된 가해자 중심의 재판”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쯤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은 낮 12시 45분쯤 끝났고, 오 전 시장은 변호인들과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검정색 SUV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오 전 시장은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 때문인지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묻자 직접 "희망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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