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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총기와 성능 동일... '고스트 건' 만들어 판매한 동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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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총기와 성능 동일... '고스트 건' 만들어 판매한 동호인들

입력
2021.06.01 11:07
수정
2021.06.01 19: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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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품에 모의 부품 결합, 총 성능 실제와 동일

부산경찰청이 압수한 불법 수입 부품을 이용해 만들어진 권총과 소총을 비롯한 실제 총기부품과 모의총기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이 압수한 불법 수입 부품을 이용해 만들어진 권총과 소총을 비롯한 실제 총기부품과 모의총기들. 부산경찰청 제공

군인이 포함된 인터넷 카페 동호회원들이 해외에서 총기 부품을 자동차 부품 등으로 위장 수입, 소총과 권총을 만들거나 판매하다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일 이 같은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쯤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입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해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조립, 소총과 권총 완제품을 만들거나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직 부사관이 포함된 이들은 서로 다른 카페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총기 부품을 자동차나 기계, 장난감 등의 부품으로 속여 신고한 뒤 국내로 들여와 모의 총기 부품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총을 만들어 왔다. A씨와 현역 부사관을 포함해 불법 총기 제작에 관여한 사람은 3명, 총기 판매 2명, 총기를 사들인 사람이 2명이다. 총기를 만든 사람은 자신의 집에 총기 제작에 필요한 장비 등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은 300만 원가량에 총기를 사고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총기 구매자들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샀다"거나 "호신용으로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만든 총기는 미국에서 총기 난사 범행 도구로 사용된 일명 ‘고스트 건’이다. 임의로 제작된 총으로 총기번호가 없고 금속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재질이어서 추적과 적발이 어렵다. 격발 실험에서는 이들이 만든 총기는 실제 총과 성능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압수한 총기로 시연한 결과, 두꺼운 합판 4장을 가볍게 관통하는 위력을 보였고, 한 줄로 세운 맥주캔 4개가 종잇장처럼 찢어졌다.

고스트 건은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 조승희 총기 난사 사건 등에 사용된 바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 대상이기도 하다.

이들은 실탄 제작을 시도하다 폭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금속 탐지기를 구입해 미군 사격훈련장 등을 찾아다니며 실탄 수집에 나서거나 수입한 화약과 모형탄을 이용해 공포탄을 만들어 사격 연습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해 군사경찰, 세관 등과 공조 수사를 진행해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권총 5정, 소총 1정, 모의총기, 실탄과 총기부품 등 모두 138점을 압수했다.

경찰은 "불법으로 만든 이번 총기가 강력 범죄에 사용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수입 물품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는 총기 부품 목록과 범행 수법 등을 세관에 알려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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