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의식 잃는 수준 '허혈성 심장질환' 소견
경찰, 운전대 갑자기 놓는 블랙박스 영상 확보

지난 3월 2명의 사망자가 난 현대제철 당진공장 셔틀버스 추락사고 현장. 평택해경 제공
지난 3월 2명이 사망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셔틀버스 추락사고 원인은 운전자가 갑작스런 심장질환으로 의식을 잃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사건을 수사 중인 평택해경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운전자 시신을 부검 후 '의식을 잃을 정도의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견됐다'는 소견서를 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버스 운전사의 직접적인 사인은 다발성 손상이지만, 당시에 갑자기 의식을 잃으면서 버스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직후 음주 운전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확인한 사고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도 국과수의 이런 소견을 뒷받침한다. 운전자가 갑자기 운전대에서 손을 놓으면서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찍혀 있다.
경찰은 현대제철과 셔틀버스 운영 외주업체인 H사,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 S사 등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 여부를 확인했지만 이렇다 할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종합건강검진, 매달 진행하는 건강검진에서 이상은 없었으며, 안전교육도 매뉴얼대로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의 졸음이나 음주 여부,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 이행 여부, 차량 결함,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벌였다"며 "현재로선 운전자의 갑작스런 심장질환이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차량 결함 문제, 사고 현장 조사 결과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아 최종 결론은 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조만간 여러 조사 결과들이 나오면 이를 종합해 사건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숨진 운전자와 직원 유족과의 보상 등 협의는 마무리됐다"며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현장 시설 보강 등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오후 11시 24분쯤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공장 B지구 교각에서 직원용 셔틀버스(45인승)가 8m 아래 바다 옆 제방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김모(48)씨와 직원 박모(37)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버스에는 김씨와 박씨 둘만 타고 있었다.
버스는 당시 A지구 지원센터에서 출발해 B지구 교각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교각 난간을 들이받은 뒤 그대로 추락했다. 편도 3차선의 넓은 교차로에서 90도로 좌회전을 해 다리를 건너야 했지만, 40도가량 좌회전 하다가 난간을 들이받았다. 이는 뒤따르던 셔틀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당시 현장에선 사고버스를 포함해 9대가 줄지어 이동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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