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 화상정상회의 뒤 회견… 메르켈 "동의"
中은 이간... "美, 동맹도 감시하는 해커 제국"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월 31일 파리의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을 상대로 과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우방국 정치인들을 감청했다는 의혹을 조속히 해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과거 미 감청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덴마크와 미국에 감청 의혹 폭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미국ㆍ유럽의 신뢰 관계에 애착이 있고 우리 사이에는 의심의 공간이 없다. 공동의 안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면서도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맹국 사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감청 대상으로 거론된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협공이 못마땅한 중국은 이간 기회를 잡았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은 모두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해커 제국이자 기밀을 빼내는 선수”라며 “기밀을 빼내는 대상에는 경쟁 상대뿐 아니라 동맹까지 포함된다”고 비난했다.
전날 덴마크 공영방송인 덴마크라디오(DR)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2012~2014년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협력 협약을 바탕으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등 유럽 정ㆍ관계 고위 인사들을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맡고 있던 시기다.
이번 의혹은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는 다음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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