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두산·삼성 등 대형 건설사가 밑그림
법원 "28개 건설사 담합 행위 인정" 판단
8조 원대 국책사업인 호남고속철도 사업을 따내기 위해 입찰 담합을 한 건설사들이 국가철도공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해 700억 원에 가까운 배상금을 물게 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 임기환)는 철도공단이 한라,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 동부건설 등 건설사 28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공동해 원고에게 679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호남고속철도사업은 전체 노선 길이가 184㎞에 달하고 총 사업비도 8조 원이 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지난 2009년 7월 1차 입찰공고가 났다. 한라 등 7개 대형 건설사는 입찰공고 한 달 전 '입찰 담합'을 하기로 합의한 뒤, 실제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역할을 할 건설사를 포함해 총 28개 회사가 참여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시공 실적 등을 근거로 참여 건설사를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별로 추첨을 실시해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정해 입찰에 참여하는 식이었다.
해당 업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9월 담합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00억여 원을 부과했다. 공사를 발주한 철도공단은 이듬해 5월 건설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28개 건설사들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담합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4개 회사에 대해선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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